C++빌더가 관련된 정보도 좀 적고, 강의 등도 찾기 힘듭니다. 서적도 가장 적은 편이고요.
뭐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현재 포럼의 운영진분들과 가을쯤에 포럼 워크샵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이전의 포럼 워크샵도
그랬지만 단순 MT가 아니라 세미나를 포함한 실질적인 워크샵입니다.
그런데, 뭐 그런 정보들... 단순히 공부하는 '루트'들을 물어보신 것이 아니라 개발을 공부하는 것 자체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을 물어보신 거 같아서,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제 생각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겪어보기로는, 그리고 다른 분들의 말씀으로부터 듣기로도, 신나게 공부하는 방법은 따로 없습니다.
오프라인 강의가 많이 있고 또 그중에 열정적으로 흥미롭게 끌어가는 재미나는 강사가 있다고 해도, 그런 열정적인 강사의
존재가 신나게 공부하는 것과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며칠전에 몇분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고교 국어 과목 강사로 유명했던 서한샘씨 얘기가 나왔는데요. 저를 포함해서
서한샘씨의 강의를 들어봤던 여러 분들의 일치되는 의견이, 강의를 듣고 있는 순간에는 넘 재미있고 좋은데,
막상 끝나고 나면 하나도 기억이 안나더라는 거였습니다.
저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이곳저곳의 IT 관련의 세미나를 다니는데, 서한샘씨의 국어 강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과정을 재미있게 끌어가거나 말거나 그것은 나중에 머리에 남아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과는 거의 관계가
없더군요.
너무 쉽게 쉽게 줏어들은 것은 보통은 머리속에도 오래 남지 않고 그런 간접경험이 자신의 산 지식으로 쌓이지도 않습니다.
또 반대로 정말 재미없게, 지루하게, 힘들게 공부한 것이 오래 남기도 하고요.
C++빌더와 비슷한 예로 델파이 개발자들을 보면 C++에 거의 손색이 없는 델파이의 강력한 기능에 비해 실제로 델파이를
사용하는 분들을 보면, 개발자로서 꽤 연차가 되시는데도 그런 막강한 기능들을 거의 모르고 있고, 한번 해보려는 의지
조차도 희박한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것은 델파이가 원래 C++보다 뒤떨어지는 면이 많아서가 아니라, 델파이는
쉬운 언어다, 델파이는 편하게 편하게 쓰기에 알맞은 언어다, 라는 정도의 느낌으로 델파이를 공부하기 시작했기 때문
입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데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서적이나 강의 등 외적인 것이 아닙니다.
만약 서적이나 강의 등이 공부에 정말로 중요하다면, 비주얼 C++이나 비주얼베이직같이 서적이나 강의가 많은 쪽에서는
그렇지 않은 개발툴쪽보다는 고수들의 비율이 훨씬 높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장에서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툴쪽도 고수들의 비율은 높은 점유율의 개발툴쪽보다 떨어지지 않으며 절대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고수들의 문제해결 능력에서는 비주얼C++이나 C++빌더나 델파이나 큰 차이 없이 비슷비슷하죠.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이고 스스로의 창의적인 시도입니다. 개발 관련 서적이나 강의에서, 이론 강의 뿐만 아니라
샘플 코드를 보여주는 것이 당연하고 또 효과도 높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샘플 코드 백번 보고 또 보고 따라서 그대로
베껴 코딩해서 컴파일해서 실행해보고 해도 실력이 그다지 크게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샘플 코드는 샘플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샘플 코드가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는 그런
실용적인 샘플 코드는 대단히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말 그대로 예제 목적으로만 만들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샘플
코드를 수백번 봐도 실제로 그걸 활용해야 할 순간에 속도감있게 갖다 쓸 수 없습니다.
필요한 만큼의 속도로 응용할 수 없다면, 그 개발자는 그 개발자는 빠르게 개발해야 할 업무 상황에서 실제 개발이 아닌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며, 중요한 업무에서 시행착오를 얼마든지 겪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조그마한 회사이고, 소수의 개발자가 전문분야도 아닌 여러 분야를 오가면서 조금씩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회사 입장에서도 당연히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DB 전문 개발자로 채용한 사람이 간단한 스토어드
프로시저 작성이나 인덱스 설정에서 버벅거리고 있다든지,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채용한 사람이 기초적인 예외
처리도 하지 않아 심각한 버그가 수시로 나오고 있다면, 회사는 그 사람을 계속 고용해야 할지 어떨지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순수과학이 아니라 공학인 개발에 있어서 공부란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실무 개발을 위한 준비의 과정입니다.
모든 것을 외우고 있을 필요도 없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처할 방안을 다 만들어놓을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는 속도감있게 해결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순간에 책이 필요하다면 옆에 책이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고 이전에 작성했던 소스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면 그 소스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어 있어야
되겠지요.
잠을 못자고 출근을 하고 나니 정신이 몽롱... 얘기가 또 삼천포로 빠졌네요.
다시 처음 주제로 돌어가서, '신나게 공부한다'는 것이 만약 공부하고 있는 순간에 신나고 싶다는 말씀이라면 그럴 방법은
몇가지 있습니다. 그것이 책 쓰는 필자들과 강사들의 테크닉이지요. 그런데 제 경험과 다른 많은 분들의 의견으로도,
공부하는 순간에 그런 외적인 요인으로 신났었다면 실제로 실력을 쌓는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자기 자신입니다.
끊임없이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코드를 만들어보고, 또 조금은 긴 목표를 설정해서 단계마다 성취해나가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는 공부하는 즐거움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공부한 것이 실제로 관련 업무에서 부딛혔을 때 요긴하게
쓰인다면, 그런 경험에서 느끼는 뿌듯함이 공부하는 즐거움들 중에서도 가장 큰 즐거움이고, 또 계속 공부를 하도록
해주는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그럼...
나그네 님이 쓰신 글 :
: 빌더를 책으로만 접하고 있습니다.
: 좀더 신나게 배우는 방법 없나요
: 그리고 새로운 책 또는 학원이 있나요.
: 아무튼 무지 개발자가 되고 싶걸랑요.
: 고수님들의 고언과 많은 댓글 바랍니다.
: 추신: 영 발전이 없어서요 .
: 넘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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