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델파이 개발자들 중 한 사람인 닉 호지스씨가 볼랜드로부터 분사할 개발툴 전문 회사(가칭 DevCo)의 CEO 자리를 놓고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물론 이건 공식적인 것도 아니고 볼랜드나 DevCo의 멤버들로부터 요청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만, 어쨌든 공개적으로 CEO를 맡고 싶다, 라고 의견을 내놨네요. 꼭 CEO 자리가 욕심나서라기보다는, DevCo가 앞으로 이렇게 나가야 한다, 라는 의견을 강하게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http://www.lemanix.com/nickblog/PermaLink,guid,16a11d72-e872-4928-86b6-cf470e183149.aspx

글 내용의 서두에서 보다시피 이 글은 조 멜이란 사람이 먼저 DevCo의 CEO가 되고 싶다고 글을 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조 멜은 DevCo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워크그룹용 데이터베이스 패키지 지원을 꼽았는데, 액세스와 파일메이커 같은 것을 말합니다. (제 의견은... 별로 거론할 가치가 없다입니다)

그런데 닉 호지스가 내놓은 의견들은 대단히 흥미롭고 좋은 내용들인 것 같습니다. 하나 하나 살펴볼 때마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멋진 의견들이군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제 사족을 붙여서 나열해봅니다. ^^

개발툴 헬프를 위키로 공동 작업한다 - 이거 저는 1000% 찬성입니다. 비슷한 계획을 저와 델파이 커뮤니티 연합 멤버 시삽들이 현재 계획중이기도 합니다.

BDN과 문서화 팀의 예산을 (세배도 아닌) 두배로 늘린다 - 당근 필요한 조치들입니다. 여러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서(이 포럼도 포함해서) 많은 좋은 정보들을 생산해내고 있지만, 역시 벤더인 DevCo의 공식적인 문서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VB6 개발자들을 끌어당길 공격적인 방법들을 마련한다 - VB6 개발자들의 대부분이 닷넷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거나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들 VB6 개발자들을 델파이로 흡수하는 것은 비교적 쉽고도 세력을 불리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BDS에 VB6 퍼스낼리티, AJAX 개발 퍼스낼리티, Python과 Ruby 퍼스낼리티를 추가한다 - BDS에서 VB6 개발을 할 수 있다면 멋지겠죠? 물론 컴파일러는 별도로 설치된 VB6에서 끌어 쓸 수 있겠고, BDS에서 더 개선된 개발환경을 제공해준다면 VB6 개발자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길 수 있겠죠. 또 AJAX는 요즘 웹개발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적절한 IDE가 없는 상태이므로 BDS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커뮤니티를 더 잘 활용한다 - 커뮤니티의 우수 멤버들에게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무료로 뭔가를 준다, 스티커 등등을 배포한다 등이네요.

경쟁 업그레이드 정책 - 당근 필요합니다. 닷넷으로 가지 못하고 길을 잃어버린 VB6 개발자들을 흡수하기 위해서도 좋습니다.

패키지가 아닌 라이선스 판매 정책을 도입한다 - 바로 어제도 답변으로 관련 글을 썼는데요. 지금까지 볼랜드에는 박스 판매만 있었지 대규모 라이선스 판매가 없었습니다.

서적 출판 사업 - 예전의 볼랜드에는 볼랜드 프레스라고 해서 서적 출판을 위한 조직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버전과 인쇄 버전을 같이 판매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델파이 닷넷 SDK를 발표한다 - MS의 닷넷 SDK에는 C#, VB닷넷 컴파일러가 포함되어 있지만 델파이닷넷 컴파일러는 없습니다. DevCo가 스스로 무료 델파이닷넷 컴파일러를 포함한 델파이닷넷SDK를 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건 저도 예전에 마소에 기고한 델파이8 리뷰 기사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제휴 프로그램으로 개발자들이 자신의 사이트에서 델파이를 판매할 수 있게 한다 - 이거 대단히 공격적이면서도 상당히 멋진 아이디어이군요. 볼랜드포럼에서 델파이와 C++빌더를 직접 판매한다면? ^^

ECO를 비주얼스튜디오닷넷 버전도 내놓는다 - ECO가 닷넷 전용인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대단히 강력한 업무개발 프레임워크입니다. 자바쪽과 달리 닷넷쪽에는 프레임워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ECO로 공략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가 지금까지 썼던 여러 글들을 보면 닉 호지스는 꽤 경영적인 감각이 있는 인물인 거 같습니다. 실제로 그가 DevCo의 CEO를 맡더라도 멋질 거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