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erisk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IP-PBX라는 건데요.

여기서 IP-PBX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VoIP를 위한 전화교환기입니다. 사내에서 각종 부가 기능이 필요하다 하면 보통 크든 작든 교환기 비슷한 장비를 들여놓지요? 저희 회사에도 교환기(PBX)가 있는데, 총 구입 비용이 아마 2억 가까이 될 겁니다. 회사 업무상 전화를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VoIP도 마찬가지인데요. VoIP를 그냥 사업체에 가입자로 사용하면 물론 아무 장비도 필요하지 않지만, 사내에서 부가 기능을 추가해서 쓰려면 필요한 것이 IP-PBX입니다. 일반 전화 PBX처럼 역시 비쌉니다. 역시 억대지요. 이걸로 돈벌어먹는 대표적인 회사가 시스코랩니다.

이 IP-PBX가 오픈소스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Asterisk, 아스테리스크입니다. 저가 피씨 서버에 수백명분의 전화를 위한 PBX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리눅스 기반이구요. 피씨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E1카드라는, 전화 접속을 위한 특수한 확장 카드가 필요합니다. 몇십에서 백몇십만원 정도 하구요. 그래도 억대가 넘어가는 시스코 등의 전문업체 장비에 비하면 백만원 단위의 액수야 완전히 거저나 마찬가지죠. 물론 오픈소스니까 아스테리스크 자체야 완전 공짜 솔루션이구요.

지금 프로젝트도 완료 직전에서 pause되어 있지만, 올 연말 정도에 VoIP 기반으로 CTI 통합 프로젝트를 할 예정이라서 이 아스테리스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알려진 것은 올 여름 정도부터인데, 미국/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 그리고 일본에서는 많이 일반화되어서 레퍼런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국내에는 아직 제대로 된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입니다. 아마 내년에 저희 회사 구축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의 레퍼런스가 될 듯. 물론 국내 레퍼런스가 별로 없는 만큼, 그만큼의 리스크도 따를 테니 테스팅을 철저히 해봐야겠지요.

근데 이 아스테리스크가 운영하기에 그리 만만한 넘은 아니고, 게다가 제가 거의 익숙하지 않은 리눅스 기반입니다. 제게는 좀 부담스러운 상대죠. 그런데 일주일 전인가 보니까 마침 국내 유료 교육이 있길래 덥썩 참석했습니다. 한국산업기술지원센터라는 곳에서 강좌를 열었더군요. 국내 도입 초기라 정기적인 교육은 아닌 거 같고요.

오늘 첫날이었고, 내일까지 이틀 교육입니다. 오늘 가서, 오전 동안 VMWare를 설치하고 그 위에 레드햇 리눅스를 설치했고요. 오후에는 아스테리스크를 다운받아 컴파일하고 설정해서, 교육시간이 끝날 때쯤에야 드디어 전화 통화에 성공했습니다. ^^ 교육용 장비로 제공된 IP전화와 소프트폰 프로그램의 두 전화를 제가 설치한 아스테리스크에 연결하고, 양자간 통화가 되더군요. ㅎㅎㅎ

아마도, 정말 오랜만에 강의를 통해 배워(?) 보니까 재미도 더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요. 강의에서 배워보기는 아마도 대학 때려치운 후로는 처음인 거 같으니까 한 8년만? ㅎㅎㅎ 또 VoIP 전화는 기존 전화를 뛰어넘는 다양한 기능들이 있어서 사내 업무 통합에서 여러가지 부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소프트폰을 자체 구현해서 기능을 추가해보는 것도 재밌겠다 싶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기술도 있다, 뭐 그런 얘기였습니다. ㅎㅎㅎㅎ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