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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34] Re:[잡담] 한국 회사에서 전산은 왜 자주 갈아 엎을까?
박지훈.임프 [cbuilder] 3409 읽음    2010-02-25 21:02
국내 IT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SI 업체의 손에 놀아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SI 업체들의 경우 개별 업종이나 업종 내 각 기업들의 업무 방식에 최적화된 접근을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회사 프로젝트나 저 회사 프로젝트나 거기서 거기가 되게 마련이구요. 또 실제 현업의 자잘한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드물다보니 프로젝트 자체를 위한 프로젝트로 끝나는 경우가 흔하죠.

실제 현업의 세세한 요구사항을 수렴하기보다는 요즘의 트렌드가 뭐고 대세가 뭐니까 이런 대세를 수렴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변합니다. 현업 개개인의 업무 효율을 끌어올려서 생산성을 올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업무 효율성도 오직 현재 유행중인 백그라운드 비즈니스 처리 방식의 관점에서만 따집니다. 왜? 그래야 대세나 트렌드가 바뀔 때 재개발을 할 수 있으니까요. 거꾸로 말하면, 기껏해야 3~4년밖에 못가는 IT 트렌드에 새로운 게 나타날 때마다 재개발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깔고 제안을 하는 거죠.

여기서 고객사의 입장과 SI 업체의 입장에서 가장 큰 괴리가 발생하는데, 고객사의 입장에서는(적어도 추상적으로는) 제대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SI 업체의 입장에서는 일단 정해진 계약 기간 안에 끝내고 빨리 떠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또 너무 잘 만들어서 시스템을 10년씩 사용해서는 다음 차세대 개발을 수주할 시장이 나오지도 않으니까 너무 잘 만들기보다는 일단 큰 불만만 없도록 때우는 게 우선이 됩니다.

사실 이런 SI 관행이 있기 때문에 자바가 SI의 절대적 대세가 될 수 있었던 거죠. 자바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하기보다는 적당히 눙치면서 고만고만하게 개발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환경인데요. 어차피 안되는 게 너무 많은 데다가, 안되는 것을 차떼고 포때고 나면 일정 맞추기에는 가장 좋죠. SI 업체들이 자바를 좋아하고 고객이 뭘 요규하든 자바로 밀어붙이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일정 준수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계약한 기간 동안 적당히 큰 불만만 터지지 않도록 때워놓고 기간이 만료되면 발목 잡히지 않고 빨리 빠져나가 얼른 다음번 프로젝트를 뛰는 것이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대다수 SI 업체들의 절대적인 미덕이자 행동 신조라는 거죠. 요즘 신조어로 표현하자면, '먹튀'쯤 될까요? 이런 프로젝트에서 현업이 기대했던 개선사항이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라는 것은 국내 SI 현실상 너무 무리한 기대인 겁니다.

이런 이유로, 요구사항을 순수 웹으로 커버하기 힘든 고객사에는 순수 웹으로는 도저히 비슷하게도 안되니까 짜가 웹이라고 할 수 있는 X인터넷이나 RIA을 갖다붙이는데요. 사실 이런 형태가 요즘 자바 프로젝트의 대세가 되었죠. 그런데 X인터넷이나 RIA를 붙여봤자, 여전히 네이티브 개발환경에 비하면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게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네이티브 업무 환경을 경험해본 사용자들에게는 거기서 거기일 뿐입니다.

X인터넷이나 RIA가 웹일까요? 이 단어 어디에도 Web이라는 글자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X인터넷과 RIA에는 '인터넷'은 들어 있어도 '웹'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액티브X나 X인터넷이나 RIA나 기술적으로는 모두 거기서 거기일 뿐입니다. X인터넷과 RIA는 네이티브도 아니요 웹도 아닌, 어정쩡한 짝퉁일 뿐입니다. 진정한 웹으로서의 '리치 웹 애플리케이션'은, HTML5 이외에는 없겠죠. 거대 벤더들이 자금력으로 RIA를 밀어붙일 수도 있고 또 잠깐 정도는 대세처럼 자리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웹이 아닌 이상 웹 표준화와는 무관한, 또하나의 짝퉁 기술일 뿐이죠.

그래서, 현업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고객사에서는 자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또 이런 사이트는 SI 기업에게는 지옥이 되죠. 다른 고객사보다 유난히 많은 요구사항이 나오면 SI 업체들은 왜 그렇게 까다롭게 구는지 이해를 못합니다.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못하죠.

중대형 병원들의 절반 이상이 델파이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의료 업계에서 델파이의 사용률이 특히 높은 이유가, 병원에서는 실제 현업, 그중에서도 의사(특히 교수급)의 목소리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맘먹고 개발하면 델파이나 C++빌더로는 못만드는 게 없으니까요. 반면 자바는 용을 써봤자 사용자를 위해 구현할 수 있는 기능들의 범위가 너무나 좁고, 닷넷도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델파이로 구축했던 네이티브 시스템을 사용해봤던 사용자들이 용납을 못하는 겁니다.

(요즘 기획중인 아이디어가 있다보니 자꾸 이런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김모씨 님이 쓰신 글 :
: 이번에 많으 회사들이 신전산 발주를 하고 있습니다.
:
: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기존 은행들도 신전산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
: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설계의 문제라고 봅니다.
:
: 그런 것이 바로 사용하는 고객과 은행원들이 사용하는 사용 습관을 요구 항목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안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슈퍼마켓에 보면 계산대 앞에 자잘한 1달러~ 5달러짜리 물건들이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
: 이건 행동 심리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신천지입니다.
:
: 기본적인 정보와 인지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결국에는 슈퍼마켓의 이익이 늘어났습니다. 손님들도 깜빡했던 사소한 것들을살 수 있어서 이익이되엇지요
:
: 신전산은 결국 이번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로 만들 겁니다. 특히 행장이 바뀔 때 또 그렇겠지요....
:
: 여튼 개발 과정에서 기초 데이터가 모이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는 심각할 겁니다.
:
: 문제는 앞으로 같은 삽질을 또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또...
:
: testcode~
Lyn [tohnokanna]   2010-02-25 21:20 X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요?
외국도 SI는 Java가 대세인 것 같은데. 한국처럼 자주 엎지는 않는다고 들었는데.
박지훈.임프 [cbuilder]   2010-02-25 21:34 X
외국이라고 해도 SI 업체의 특성상 일정 준수성이 중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구요. 다만 자바가 대세이기는 해도 우리나라처럼 심하게 편향되지는 않았죠.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현업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업종의 특성상 혹은 업무 특성상 자바가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에까지도 자바를 억지로 갖다붙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니까요.
김호광 [testcode]   2010-02-26 09:56 X
제가 주제를 잘 던진거 같습니다. 행간의 의미도 잘 이해하신 분들도 많고... 뒷돈, 대기업 하청, 갑을병정 + n 의 외주에서는 개발자들이 제대로 개발하기 힘들지요. 특히 막판에 외주하면 거의 지옥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RIA라는 것으로 인해서 얼마나 허접한 프로젝트가 ActiveX로 도배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제 프로젝트 하나 오더 들어왔는데 원래 순수 네이티브로 잘 돌아간 걸 웹으로 바꾸라고 해서(이유는 최고 경영자가 바뀐 것이겠죠??? ㅠㅠ) 결국 견적을 안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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