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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렇게 토로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루요.
그런데 데브기어에서의 3년은 딱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가 델파이, C++빌더와 함께 해온 지난 십몇년, 더 길게는 제가 터보파스칼과 터보C로 프로그래밍을 입문하던 지난 90년 이후로의 제 인생이 연결되어 있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이따금씩 떠올라 마음을 후벼팝니다. 마음에 응어리를 두면 삶이 어두워지기 쉽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식으로 속에 두고만 있으면 더욱 괴롭기 때문에 울분을 토로해본 거였습니다. 한번 토로한 것으로 충분하도록, 데브기어쪽에서 절 더는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래저래 연락해서 자꾸 도와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만큼 절 이용해먹고 회사 잘 키우고 그것마저 혼자 먹었으면 그걸로 족하지 않나요. 관련 글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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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기어에서 더 버티고 견디면서 박대표를 더 치열하게 견제할 수도 있었다... 그건 사실이지만, 또 나 자신이 그럴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계속 견디기엔 굳게 했던 약속들을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뒤집는 그의 말장난에 너무나 지쳤었다. 그가 무조건 지분 절반 이상을 고집했던 이유를 그때야 깨달았다. 나도 40%나 가진 대주주였지만 과반 지분을 가진 그는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내 요구에 마지막엔 아예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푼돈에 불과한 액면 자본금상 지분 액수만 받고 데브기어를 떠나게 된 것이다.
데브기어를 떠나 개발자로 돌아온 나는, 행복하다. 최소한 개인적으로는.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잘 하고 있고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벌고 있다. 또 원하는 말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여유도 되찾게 되었다. 하지만 델파이와 C++빌더를 제대로 국내에서 키워보고 싶었던 마음이, 잊으려고, 무시하려고 애를 쓸 수록 계속 아픈 첫사랑의 기억처럼 날 계속 찔러댄다. 이번에 오랜만에 델파이와 C++빌더의 주요 업그레이드를 발표하는 행사에, 그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미숙한 일처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더 그렇다.
자세한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과거의 동업자와 몸바쳐 키웠던 회사를 맹렬히 비판하는 것이 안좋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도 안다. 그게 날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나를 평가절하할 마이너스가 될 거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난 지난 십수년 동안 델파이와 C++빌더를 위해 결코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또 그래서 나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리가 없는 회사를, 내가 믿지 못하는 사람과 함께 만들고 내 모든 것들을 쏟아부었다. 그랬던 그 모든 것을 너무나 어이없이 망가뜨려가는 그를 보면서 내 고통이 얼마만큼일지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내가 그와 함께 일을 하기 전, 나를 포함한 커뮤니티 리더들이 가격 문제로 그와 얼마나 치열하게 다투어서 국내 가격을 낮췄었는지 지금까지 기억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