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최소 30분, 많으면 2시간 정도까지 IT 기사들을 뒤져본다. 15년 가까이 웬만큼 바빠도 빼먹지 않는 일과 중의 하나. 내가 좀이라도 관심있는 기사는 거의 흘려본 적이 없다. 그리고 같은 소재의 기사들은 종종 언론사별로 내용을 비교해보곤 한다. 그동안 느낀 IT 언론사별 기사들의 가치를 내맘대로 평가해보면, 대략 아래와 같은 순위.
1. 디지털데일리
2. inews24
3. ZDNet Korea
4. IT데일리
5. 디지털타임스
6. 전자신문
디지털데일리는 꽤 전문성있는 기사가 많은데, 규모가 작은 편이라 그런지 정보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흠이다. inews24도 좋은 기사가 많은 편인데, 전에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초대형 오보를 내기도 했다.
ZDNet은 볼만한 기사가 꽤 있긴 한데 번역 기사가 대부분이고(요즘은 많이 개선됐지만 한때는 번역회사인줄 알았다), 나머지는 업체 홍보 기사로 제대로 평가할 만한 좋은 국내 소식은 상당히 적다. IT데일리는 그냥 봐줄만 하고. 홍보 기사가 너무 많은 게 좀 문제다.
5, 6위는 정말 막상막하. 업체 홍보 기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와중에, 나머지도 사실을 왜곡하는 쓰레기 기사가 너무 많다. 지인에게 보여줄 만한 기사는 하루에 하나 될까말까. IT 미디어의 기자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탁월한 비전문성으로 만들어낸 엉터리 기사도 흔한데다(데스크에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 몰라서가 아니라 특정 업체의 이익을 대변해서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심할 때는 언론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왜곡하기까지 한다.
디지털타임스의 경우 기사 제목의 절반 이상이 자극적인 낚시성. 가장 흔한 경우가 제목을 "봤더니..."로 빼는 경우인데, 이런 제목이 매일같이 1/4쯤 된다. 전문 분야가 아예 IT가 아닌 어업이다. 그래도 디타가 꼴찌가 아닌 이유는, 전자신문은 아예 깡패이기 때문이다. 점유율 1위라는 무기를 정말 아쉬움 없이 휘둘러 권력을 행사하는데, 전자신문 때문에 나름 견실하게 끌어가던 회사가 기사 집중 폭탄으로 망가지는 것 몇번 봤다.
5년쯤전에는 전자신문이 소프트웨어진흥원를 무려 8일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업무 거의 전반에 거쳐 억지 논리로 무차별 집중 공격하길래, 하도 어이가 없어 댓글로 매 기사마다 반박을 했던 적이 있다. 나중에 이유를 알고 보니, SW진흥원이 리눅스월드를 국내 유치해서 전시회를 하게 되었는데, 그 날짜가 전자신문이 매년 개최하는 SEK 전시회의 날짜와 겹쳤는데 날짜 조정 요구를 했다가 안들어주니까 위쪽에서 앙심을 품고 SW진흥원을 표적 공격한 거였다. 그 다음해부터 리눅스월드는 SEK와 겹치지 않도록 날짜를 조정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IT 업계의 조선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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