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누군가 날 죽이려 했다
제목은 잘 지어야 합니다. 미끼성이 너무 심하면 다 보고 난 후 짜증나지만...
어느 정도 타당한면 불쾌감을 주지 않고 널리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
요즘은 너무 편해서 그런지... 나잇살이 늘어서 그런지 몸이 약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코딩은 하루 6~8시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뭐 피곤하면 건너뛰고...
요즘 마님은 아침밥만 합니다. 뭐 저녁밥도 할 때도 있지만...
그외 다 제가 합니다. 장성한 아이들은 뭐하고? 놉니다. 요즘 애들은 집안 일을
안하는 군요. 시키는 것도 눈치 보이고... 말로 지시하는 것도 힘들고...
집에 있으니 가정부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어제 밤도 여느 때처럼 핸드폰 DMB로 뉴스를 보며 설거지를 했습니다.
5식구 사는 데 아침 저녁 해도 항상 많습니다. 저녁 9시 32분 정도 되어 마님이
도착했다는 벨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리 아이들 다섯 발자국 밖에 안되는 데...
일어나지 않는군요...-.- 벨소리가 한번 더 나니 내가 열어주지 않은 것을 알고
일어나 열어줍니다. 20년째 부부라 그런지... 왔다는 인사도 없이 들어오는 군요...
설거지 한 물과 음식찌거기를 담은 통을 들고 나오며 "어~ 닫지마라... !"
마님의 등과 나의 등이 살짝 스쳤습니다. 신혼 때처럼 짜릿한 기분이 나지 않는군요.
제법 큰 무화과 나무 밑에서 물통을 흔들다 확 뿌려서 붇고 들어왔습니다.
마지막 정리를 하려고 하는 데... 오른쪽 옆구리와 왼쪽 어깨쭉지에서 날까로운 것으로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이 일어났습니다. "아!~~ 아~~씨~~ 아~앗~~"
나의 고함소리에 가족들 아무런 반응이 없군요. 평소에 헐리우드 액션이 심한 편이라...
나는 손톱으로 끍으며 마루로 빨리 갔습니다. 제일 똑똑한 작은 딸 앞에서 웃통을 벗고
아픈 곳을 관찰해라고 했습니다. 잠시 후 아무 것도 없고... 내 손자국만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고통을 참으며 다시 부엌으로 왔습니다. 잠시 후 또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이 일어났습니다. 아니다! 이것 뭐가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날 죽이려
한다. 그래서 식초를 가지고 가서 작은 딸에게 그 부위를 바르라고 했습니다.
이제 그 부위가 부어 있다고 합니다. 바르고 다시 부엌에 왔는 데... 또 찌르는 고통이
오면서... 이상하게 목뒤편 위쪽으로 어떤 안좋은 느낌과 함께 현기증이 살짝 일어났습니다.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머리 감듯이 몇번 손질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뭔가 조여오는 느낌...
20년 전 방위병(단기병)으로 근무할 때의 한 장면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말 많고 나이 많은 우리 중대장이 "저 곳에 예비군 진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방해꾼이 있다.
땅벌이다" 이 말을 들은 모든 방위병들은 눈만 굴립니다. 벌과 싸워서 덕보는 것은
없기 때문에... 그래도 저는 우리나라 최초로 벌집(소초)을 만든 양봉원의 아들로 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무섭지 않습니다. 초등 2학년 때
꿀벌을 손으로 잡는 것을 아버님으로 부터 전수받았고... 4학년 때 꿀벌을 지키다가 우벌
(장수말벌)에 대가리에 그대로 쏘여 40분 간 온 동네 땅바닥을 딩굴은 쭉팔인 경험도 있으므로
조그만 땅벌은 무섭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된 준비된 방위병이었습니다.
장비는 화염방사기, 면포, 특수장갑... 전혀 아니 아무 것도 지원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까라면 까야하는 것이 군대라... 벌이 들어갈 수 없게 양말을 바지 위로 올려 단단히
줄로 묶고 가슴쪽 단추도 꽉 잠구었습니다. 벌들이 싫어하는 물을 물통에 담고 입에도 물을
한모금 넣고 짚단에 불을 붙혀 하나씩 들고 내가 맨 앞장을 서서 진군... 김일성도 무서워하는
방위병(숫자를 알지 못해 두려워 했다고 함)이라 대단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불붙은 짚단을 땅굴 가까이 던지고 뛰어야 하는 데... 전부 가까이 가기를 무서워해 멀리서
던지다 보니 가까이 떨어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나는 땅굴 입구에 불붙은 짚단을
최대한 가까이 던질 생각으로 다가가다가 벌떼가 몰려 나오는 것을 보고 얼떨결에 짚단을 던졌
습니다. 역시 준비된 방위병이라 정확히 입구에 떨어졌습니다. 입구를 거의 막았습니다.
'허허... 저 정도면 이제 다 죽었어... 날아 나오는 놈도 불에 날개가 쪼그라 들어서 땅에 다 떨어
지지... 날개없는 벌이라 개미와 다를바 뭐 있냐... ㅋㅋㅋ'
그런데 문제는 몇 초 후 짚단이 경사면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젠장~~ 씨발~' 좃나게 뛰었습
니다(특수집단에서 이 정도는 욕이라 할 수 없지요). 땅벌이 나만 공격합니다. 나는 물을 공중에
미친 놈처럼 마구 뿌리며 뛰었습니다. 역시 벌들은 물을 무서워 했습니다. 물을 뿌릴 때 마다
벌들은 흩어졌고 나는 거의 피신할 수 있는 곳에 도달했습니다. 물통의 물이 다 떨어졌습니다.
나는 뛰면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벌도 재난을 당한 터라 거의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몇마리만
줄기차게 따라오는 것을 얼핏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 뛰어 돌면서 마지막 남은 입속의 물을 뿝었습니다. 거의 가까이 온 몇마리의 벌은 본 때를
보여줄 심상으로 이때다 하고 머리쪽으로 달려 들 때 나의 입에서 빗물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혼비백산 해서 흩어졌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논고랑에 얼굴을 쳐박고 엄폐했습니다.
엥~~하는 약간의 소리가 나더니 조용해졌습니다. 잠시 후 나는 일어났습니다.. 땅벌집 제거 실패..
중대장에게 잔소리 듣게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데... 오른쪽 발목에서 따금한 통증이 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의 목덜미에 축축한 찬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조심스럽게 양말을 벗자 발목
관절 앞쪽 손가락을 누르면 뼈사이로 들어가는 그곳에 정확히 벌침이 박혀있었습니다. "여기는
위험한 자린 데... 어쩌나... 그래도 쪽팔리게 쏘였다고 할수도 안할수도 없고 ..." 그냥 쌀짝 쏘였
다고 하자.. 조금 지나자 방위병들이 몰려와서 "박상병님 괜찮습니까?", "그래 괜찮다. 너희들은??"
"우리는 하나도 안쏘였습니다." '젠장 나만 쏘였군... 아~ 쪽팔린다..' "박상병님, 얼굴이 약간..."
"응.." 나도 느낄 수 있었다. 머리가 쪼그라 드는 느낌... 귀가 약간 멍해지면서 잘 안들리는 느낌...
턱쪼가리, 코와 코주변이 딱딱해지면 마비가 일어나고 볼따귀로 스스히 번져가는 느낌...
그와 같은 느낌이 20년이 지난 이때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나는 서둘러 속옷을
갈아있고 급하게 집을 나섰습니다. 아들이 같이 가자고 따라왔습니다. 5학년... 음... 그래도
고맙더군요. 택시를 타고 백병원으로 달렸습니다. 얼굴은 심하게 굳어져가고 마음은 점점 불안해
지고... 20년 전 급하게 자전거 뒤에 타고 보건소 도착 5분 전 부터 심장박동이 빨라지던 때가
생각나고 도착했을 때 그 말이 생각났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죽음) 날뻔 했습니다."
얼굴이 굳어지고 얼굴색깔이 짖은 검붉은색으로 바뀌고 그 후에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데...
'이것 위험한데~~ 위험해~' "아저씨 좀 빨리 가주세요. 상황이 점점 안좋습니다" "조금만 기다
리세요 다와 갑니다"... 도착하자 말자 응급실로 직행, 도착하기 전 의사들(인턴)을 이해시킬
말을 미리 준비한 터라 "나무 밑에 물을 한번 버리고 들어오니 등에 찌르는 고통과 얼굴에 마비가
옵니다. 집에 있는 항히스타민제 하나 먹고 왔습니다. 9시 35분에 증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벌에
쏘였을 때와 동일한 반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할 것입니다.
위험하니 어떻게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간단명료한 설명과 자기들이 알고 있는 지식과 일치함으로 바로 등을 한번 보고는 링거 달고 주사
약을 찔러 넣었습니다. 내 뒤 게시판에 "박영목, 낙상주의 욕창주의" 라는 종이 조각을 하나 붙혀
주었습니다. 30분 정도 지나자 얼굴에서 마비증산이 풀리고 기분 나쁘게 멍하던 귀도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40분 정도 되니 간호사가 와서 증상을 묻습니다. "어떤가요?" "아직 확실하게 모르
겠습니다." "어느 정도 회복되면 가시면 되다고 하십니다. 물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 말씀하시고요"
'병원은 싫어하는데... 이 간호사는 이쁘게 보인다. 나이팅겔 효과인가?'
조금 더 앉아 있는데... 다른 50대 남자가 가족과 함께 아들을 대리고 왔다. 의사가 꼬치꼬치
묻는다. 남자는 아들이 위험한데 치료부터 하고 찬찬히 하자며 고함을 친다. 의사들도 신경질을
내고... 상황이 점점 심해진다. 내 옆에도 오늘 용접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눈이 아프며 안보인다고
마님과 함께 온 60대 초반 아저씨, 간호사가 몸무게, 키,. 등을 묻자 신경질을 내면서 입을 닫는다.
"몸이 아프셔서 짜증이 나서 그러신가 봅니다. 대신 말씀하시지요." 마님이 내쪽을 보며 누그러진
표정을 짓드니 대략 대답한다. 항상 응급실 갈 때는 가는 중에 말을 간추려 준비를 해야겠군...
나같은 경우 저렇게 신경질 부리다가는 바로 죽지... 휴~ 어쨌거나~ 죽을 고비 또 한번 넘겼군...
집에 와서 나뭇잎을 관찰했다. 뭘까? 나를 찌른 놈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약간 찌른다. 다시 내
방으로 왔다. 컴퓨터 앞에 앉아 저녁 먹기 전에 하던 안드로이드앱(대문 여는 것, 딸들이 스파트폰으로
바꾼 기념으로)을 다시 책을 보며 만들었다. 설치부터 해서 시간으로 1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WinCE
보다 쉬운 것 같다. JAVA을 좀 할 줄 알아서 그런가? ㅋㅋㅋ Ctrl-C, Ctrl-V와 메세지박스로 코팅을
끝내버렸다(사이버대학에서 저번 학기에 안드로이드 수강했는데 그때 배운 것은 생각도 안나고 별
필요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 책상 위 휴지 위에 날개미가 한마리 보인다. 머리에 번쩍 스치고 지나간다. 몇일 전 평상에
누워 있을 때 따금하고 뭔가 물은 느낌이 들어 보니 날개미가 있었다. 그 고통과 오늘 찌르는 것같은
이 고통이 묘하게 비숫한다는 생각이 났다. 그리고 좀 있으니 날개미가 2마리 더 나타났다.
"이 놈들이군... 나를 찌른 놈들이... " 살생은 웬만하면 안하는 나... 오늘은 다 죽여버렸다.
"내일은 날개미를 잡자..." 인터넷을 찾아 보았다 혹 나와 같은 사람이 있는가? 마비 되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아주 아프다고 한다. 비숫하군 내가 비염이 있어서 더 그런가? 병원에서도 알러지 반응이라고
했다. 비염 있는 사람들은 약간의 알러지는 다 있기 때문에... 그래도... 아니 오늘은 3군데 정도 물린 것
같다. 동시에 3마리...??? 날개비가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같다.
---------------------------------------------------------------------------------------
밤을 새웠는데도 잠이 안와서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읽을 때 약간의 즐거운과 비슷한 경험이 있던 분은
동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 이곳에서 어떤 대처 방법이나 정보를 얻었다면 만족합니다 ^^
장문을 읽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
부산에서 월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