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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n [tohnokanna]
2012-04-01 22:38 X
그만둘 이유도 없지만 학점포기하고 다시 다닐 이유도 없다고 생각
부모님이 너무 근시안적인 안목을 가지신거 같습니다.
당장 몇 푼의 돈이 궁핍한 생활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엄청난 손해입니다. 어디 SI 업체에 짱박혀서 개똥 밭에 구르듯이 살아도 나중에 그걸 경력으로 쳐주기 때문에 이직하면 연봉이 오르고 장기적으로 따지면 큰 이득이 됩니다. 그런데 1학년부터 다시 다니시려는 의도는 모르겠군요. IT 업계는 학력은 어느 정도는 반영되지만, 실력과 경력이 95%는 먹고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빨리 졸업하시고 실무하시는게 백배 낫습니다. 학교랑 실무는 넘사벽이예요. 실력에도 훨씬 도움이 됩니다. 기숙사가 갖춰진 회사에 취직하셔서 일단 독립을 하시는게 급선무일거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저의 부모님과 비슷하신 환경이신가 봅니다.
잠깐 저의 부모님 얘기를 하겠습니다. 제 어머니께서도 '직장'이라고하면 '공장'과 '일용직'밖에 모르십니다. 올해 77이신 어머니는 지금도 일용직으로 일하고계십니다. 아들이 용돈 생활비 다 드리는데도 그 돈은 몽땅 저금만하시고 아파트 청소하는 일을 해서 생활하십니다. 이제 일 그만하시라고 애원을 해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일을 하셔야 마음이 편안해지십니다. 어머니는 현재 아들의 직업이 뭔지 모르십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드려도 '컴퓨터'관련 직종은 공장에서 컴퓨터 만드는거하고 컴퓨터 장사하는 거 외에는 모르십니다. 4년 전에 돌아가신 제 아버지도 평생 막일만 하셨는데 어머니하고는 조금 다르셨습니다. 아버지는 막일 외에도 사무직이나 전문직이 있다는 것을 아셨고 그런 일을 하려면 대학교를 꼭 나와야 한다고 믿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이 어떻게든 대학교를 나와서 막일을 하지 않으시길 바라셨는데 제가 공부를 못해서 너무 속상해 하셨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병원 침대에서 "너 손 좀 내놔봐라"고하셔서 손을 내 밀었습니다. 아버지는 제 손을 만져보시더니 "됐다!"하시며 흐믓해하셨습니다. 당시 제 나이 41살이었는데.. 막일을 많이 했으면 그 나이에도 벌써 손이 거칠어졌을 텐데.. 까맣고 거친 아버지의 손에 비하면 저의 손은 하얗고 보드라운 편이었습니다. (코딩만 했으니까요..) 아버지는 제 손만 보고도 만족해 하셨는데... 어머니는 지금도 아들이 공장생활하시는 줄 아십니다. 다만, 아들 가족이 사는 것을 보니 먹고살기 힘들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자기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부모님께 '이런 길도 있다'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우리가 하는 일이 부모님 세대가 경험한 일들하고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정확하게 이해시켜드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따른다는 것도 반드시 현명한 판단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형편이 별로 좋지 않았을 때에는 어머니가 걱정을 무척 많이 하셨는데요 저는 이렇게 설득을 했습니다. 희한하게도 부모님들은 자식의 말보다는 남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그 점을 활용했습니다. 후배녀석에게 시켜서 어머니께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을 드리도록 했습니다. 정확하게 설명드리면 못 알아들으니까, '컴퓨터쪽에서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잘 될거다'라는 정도로만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공장에서 인정받는 줄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잘 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니 저는 그 걸로 만족했습니다. ^^ 부모님이 그렇게 우리하고는 생각이 다르실 수 밖에 없는 것은, 부모님이 살아 오셨던 사회가 그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지금 사는 우리 사회도 잘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하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그저, 잘 사는 모습으로 이해시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않나 싶습니다. 그러니, 빨리 학교 졸업하시고, 좋은 직업 구해서, 좋은 짝 만나고, 예쁜 자식도 낳아서, 잘 사는 모습을 빨리 보여 드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트러블이 생긴다면 직접 일일이 설명드리지 말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부모님 스스로 "누가 그러는데 그게 괘안테드라 함 잘해봐라"라고 말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좀더 잘 하려고 리셋하고 싶은 사람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저장 로딩 저장 로딩.. -_ -;)
현실도 충분히 그런 유혹이 있습니다. 현재 이외의 모든 과거를 보면 정보화가 형편없던 시절이고 대표되는 이미지가 아주 중요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우리는 이미지 속에서 살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미지 성향이 바뀌고 있는데, 요즘은 정보가 넘치고 있습니다. 저마다 이런 저런 PR로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기존의 대표 이미지 정도는 너무 식상한 시대입니다. 심지어 거부감도 있습니다.ㅋ 리셋 누르려는 마음을 돌아보세요. 아직 젊긴 하지만 어린 나이는 아닙니다. 지금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세요. 힘든 순간순간이 있겠지만 현명하게 하나씩 선택해 나가면서 만들어가세요.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지금 시대에 먹히는 이미지 입니다. 리셋 눌러 만들려는 이미지보다 더 멋지지 않나요? 하지만 리셋 누르는것 역시 자신의 선택입니다. 자신을 돌아보세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관련 글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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