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분노한 국민들을 달래려고 농림부에서 주요 일간지에 대문짝만하게 실었던 광고 내용.


오늘 농림부와 청와대가 이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농림부 왈, 후속 법령이 개정되었으니 약속은 무효라고 하고, 청와대 왈, 광고는 말이 축약되어서 그런 것이고 즉각 수입 중단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랍니다. 도대체, '즉각 수입 중단'이라고 쓰인 것을 어떻게 읽으면 수입 중단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해석이 된다는 겁니까?

현재 미국에서는 광우병에 대해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국들이 반발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미 농무부에서 관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우리나라 같은 수입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국내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 우선하니까 공개적으로 발표한 거죠. 그런데 우리 정부는 무조건 안심해도 된다는 홍보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현재 광우병 검사는 0.1% 표본 검사만 시행중입니다. 잡는 소 중에 1천마리 중 한 마리만 검사한다는 얘기죠. 따라서 1마리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수천마리가 이미 감염되었고, 감염 사실 확인도 안된 상태로 어딘가로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집안에 바퀴벌레 한마리가 발견되면 수백마리가 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즉 미국 내 모든 소를 전수조사하지 않는 이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죠.

지난 2008년의 상황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일단은 진정되고 일정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광우병이 발생한 현재진행 시점입니다. 이미 여러 시민단체들에서 촛불시위가 다시 조직되고 있고요.

가장 불안한 것은, 광우병 그 자체보다 정부입니다. 정부에서 광우병 관련으로 했던 약속들이 대부분 거짓이었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오늘 줄줄이 나오는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즉각적인 수입중단은 커녕 애초부터 수입중단을 할 수 있는 권리조차 없었다는군요. 또 이력추적 시스템도 약속했지만 일단 수입된 소고기가 통관되고 나면 추적이 전혀 불가능하답니다.

지금도 곳곳에서 원산지 속인 고기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판국인데, 즉각 수입 중단하고 미국산 소고기를 모두 폐기하지 않는 이상은 안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