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있었던 MS의 서피스 태블릿 발표 행사에서,
놀라운 점들.
1. MS가 정말로 태블릿 하드웨어를 출시한댄다.
2. 윈도우 RT 태블릿인 "Surface for Windows RT" 뿐만 아니라 인텔 기반인 "Surface for Windows 8 Pro"까지 출시함으로써 MS의 오랜 전통을 깼다.
3. 아이패드 플립커버와 비슷하지만 안쪽에 터치 기반 키보드를 내장한 터치 커버의 아이디어는 멋지다. 알다시피 MS가 키보드는 잘만든다.
4. 아이패드가 플립커버를 접어 세우는 것과 달리 자체 "킥스탠드"를 후면에 내장하고 있다.
별로였던 점들.
1. 무게, 두께, 기타 휴대성은 전혀 감동적이지 않다. 발포 마그네슘을 썼든 말았든.
2. 날카롭게 각진 디자인은 역시 별루다. 그립감도 영 아닐 듯.
3. 발표에 나선 발머와 다른 MS 임직원들은 윈도우RT 머신과 인텔 윈도우8의 애플리케이션 구동 면의 차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크리티컬한 부분인데 얼렁뚱땅 넘긴 것.
MS의 입장에서, 태블릿을 직접 출시하는 전략은 멋진 선택. 아이패드와 직접 대결하려면 서드파티 벤더들을 내세워서는 아무래도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세서리인 터치커버를 제외하면 서드파티 벤더에서 만든 것보다 그닥 매력적인 부분은 없다. 설사 나중에 실제 출시 때는 무게가 늘어난다고 해도 이번 행사에선 억지로라도 더 가볍고 얇은 놈을 보여주는 '쑈'가 필요했다.
보여준 것 자체만 보자면, 발포 마그네슘 케이스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고 정말 눈길을 끈 것은 터치커버였음. 아마도 MS인만큼 여기에 특허 같은 게 잔뜩 걸려있을텐데, 서드파티 벤더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라이선스할까 안할까?
MS가 윈도우RT와 윈도우8을 위한 두가지 서피스를 다 내놨지만, 실제로는 윈도우8 서피스는 반짝 하고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MS 스스로도 윈도우RT 서피스에 더 집중할 것. 이 모든 것은 윈도우RT를 위한 쇼니까. 인텔 머신으로는 워낙 많은 벤더에서 역시 많은 매력적인 머신들을 내놓고 있고, 그 휴대성 같은 부분에서도 빠르게 개선하고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 전문 벤더가 아닌 MS의 입장에서는 윈도우8 서피스의 경쟁력을 오래 유지하기 힘들 것. 터치커버가 변수이긴 하지만.
반면 윈도우RT 서피스는, 윈도우RT 기반 태블릿을 내놓거나 계획중인 서드파티 벤더가 극소수이고 또 MS의 태블릿 전략에서 메인이기 때문에 MS가 강력하게 드라이브할 것. 하지만 '윈도우 프로그램이 안돌아가는 윈도우'라는 제품의 성공 가능성은, 이런 화려한 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다. 개발자들에게도 최종사용자들에게도, 윈도우 머신이면서 기존의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이 전혀 동작하지 않는 것은, 억지로 통일시킨 메트로 UI에도 불구하고 '윈도우'로 여겨지기 힘들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