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팅 업체에 새 서버를 호스팅하려고 알아보다가 임대형이 아닌 서버 구매를 하기로 결정하고 알아보던 중. 호스팅업체에서 성능 좋은 조립 서버로 그냥 구입해서 호스팅해도 100만원도 안하니까.
그런데 기껏 서버 업체와 기종도 다 고르고 계약을 추진하다가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내가 윈도우 서버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도 그걸 쓸 수 없고 무조건 MS로부터 임대하는 라이선스를 써야 한단다. 월 2만5천원. SPLA 라이선스라나 뭐라나.
이게 무슨 소리지? 내가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는데 왜 임대를 해야 한다는 거지? 어제 그 문제로 호스팅 업체 직원이랑 한시간 가까이 말싸움을 했다. 자기들은 자세한 내용을 모르겠고 어쨌든 MS의 단속 기준이 그러니까 무조건 윈도우 라이선스를 임대해야 된단다. 굳이 하려면 MS에 전화해서 확인서 같은 걸 받으란다.
그래서 오늘은 MS에 전화를 했다. 한참을 통화하면서 들은 얘기를 요약하자면, 고객이 호스팅업체에서 서비스를 받는 경우 자신의 소유 서버가 아닌 임대이므로 윈도우서버 라이선스를 그냥 구매하면 비싸니까 임대를 하도록 한단다. 그건 좋아. 그런데 그게 강제란다. 라이선스를 구매해서 쓸 수가 없단다.
아니 일시불로 라이선스를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고객을 위한 정책이고 뭐고, 난 임대 안좋아한다고. 그래서 그냥 라이선스 사겠다고 해도 IDC에 호스팅하는 서버는 무조건 임대를 해야 한단다. 내가 윈도우 서버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어도 라이선스 임대를 안하면 무조건 단속 대상이 된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 그래서 그건 좋고, 난 서버를 임대하려는 게 아니고 서버를 구매하는 것이고, 그리고 임대를 안좋아하기 땜에 라이선스를 구매하려는 거라고, 근데 왜 임대만 고집하냐고 하니까, 자기도 정책이 좀 이상하다 싶었는지 말을 빙빙 돌리면서 뭐 호스팅 업체 입장에서는 단속 대상이 되니까 그렇게 얘기했을 거라고 반복해서 호스팅 업체 입장을 얘기하네.
아 내가 지금 호스팅 업체랑 통화중이냐고, MS에 전화했는데 왜 호스팅 업체 입장에서 얘기하냐고 반문했더니 말을 못하네. 결국 당신들은 호스팅 업체를 통해 IDC에 올라가 있는 서버들이 라이선스가 불법인 경우가 많아서 임대를 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말을 또 돌리다가 맞다고 시인.
그런데 나처럼 서버를 구입해서 호스팅받는 사용자는 기간 후에 반출해버리면 역시 불법이 되는 거 아니냐, 그러니 임대 외에 구입 라이선스를 쓸 수 있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맞다 아니다 대답을 안하고 또 말을 돌린다.
한참만에 알아낸 사실, 한국MS는 IDC에 임대 서비스 외에도 서버 구입후 호스팅을 하는 상품들도 일반적으로 많이 쓰인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서버 하드웨어가 임대니까 라이선스도 임대해서 쓰라는 논리라고 얘기하더군. 그런데 내 경우는 서버 소유권은 나한테 있고 회선과 상면만 임대해서 관리만 위탁하는 거라고, 임대가 아니라고 했더니 그런 경우를 처음 듣는단다.
처음 듣건 말건, 나처럼 서버가 임대가 아닌 고객 소유인 경우에 대해서는 정책이 헛점이 잇는 거네? 물었더니 또 말돌린다. 시인은 안한 채로, 자기가 정책 건의는 해줄 수 있단다. 그럼 그게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단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코로케이션 서비스는 어떻게 되느냐고. 코로케이션은 아예 고객이 완제품 서버를 마련해서 갖고 들어와서 호스팅하는 거다. 이것도 호스팅 업체들의 주력 사업모델들 중 하나다.
이걸 왜 물었냐 하면, 어제 호스팅 업체와 말싸움하다가 '코로케이션은 고객이 OS를 다 세팅해서 갖고 들어오는 거라서 자기네 책임이 아니라서 괜찮다' 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그런데 내가 서버를 구매해서 호스팅 들어가면 회선비와 상면비에 대해 12개월 약정이 걸릴 뿐 서버 소유권에 있어서는 코로케이션과 동일하다.
그런데 이 상담원, 코로케이션이 뭔지를 모른다. 처음 들어봤단다. 이런 황당한! IDC 고객을 위해 정책을 만들었다면서, 서버 호스팅의 3대 상품인 단순 임대 호스팅, 구입후 호스팅, 코로케이션 중에 임대밖에 모른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코로케이션 서비스가 뭔지 설명해줬다. 그랬더니 그 경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니, 알아보고 나서 전화해준단다.
요약하자면. MS가 어떻게든 매출을 높이려고 계속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는 지들 자유다. 그런데 일단 IDC에 올라가는 거면 무조건 구매는 불가, 임대료를 내고 써라, 라는 게 말이 되나? 이미 기업 단위의 EA 라이선스 같은 걸로 충분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기업도 많은데, 이미 소유한 라이선스는 무조건 못쓰고 임대료를 내라는 게 말이 되나?
깡패냐? 단속할 힘이 있다고 그따위로 쓰겠다는 거냐? 소송 가도 무조건 내가 이긴다는 확신이 있는데, 문제는 MS의 협박에 겁먹은 호스팅 업체들이 아예 안받아준다는 거다. 결국, 내가 옳건 말건 무관하게, 윈도우 서버 라이선스를 임대하지 않고는 호스팅 업체에 올릴 방법이 없는 것. 물리적으로 불가능. 아 기분 더럽다 더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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