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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85] KTH 대규모 구조정과 ICT라는 환상
박지훈.임프 [cbuilder] 5403 읽음    2013-03-06 21:47
KTH의 구조조정을 두고 성과주의라느니 이석채 회장의 변심이라느니 이런 안타까워하는 반응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KT가 KTH를 존속시키고 투자를 해온 근본적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라고 생각됩니다.

KTH는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회사였습니다.

KT는 통신 기업입니다. 한번도 IT 기업인 적이 없었죠. 이석채 회장이 ICT를 얘기할 때, 그리고 KT 뿐만 아니라 통신업계에서 ICT를 말할 때 그 본심에서 ICT는 IT와 CT의 조화로운 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KT를 비롯한 통신기업들은 그 옛날 IT를 통신업계에서 주도해서 쥐락펴락했던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ICT는, 그 시대의 컴백을 원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석채 회장이 ICT를 역설한 것은, KTH에서 막대한 수익이 나와서 KT 그룹 전체의 매출과 수익에 큰 기여를 하기를 바랬던 것이 아니라, 명실상부 그룹의 주력인 통신 부분에 시너지를 일으키기를,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통신사업 매출을 더 늘려줄 미끼 역할을 해주기를 바랬던 겁니다. 처음부터요.

그런데 최근 KTH가 가고 있던 길은 통신사업을 키워주는 꼬붕으로서의 ICT가 아닌 IT의 길을 가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는, KTH의 수익성이 아무리 커진다고 해봤자 KT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이석채 회장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KTH를 배신한 것이 아니라 KTH가 KT를 배신한 겁니다.

하지만 이건 이석채 회장의 완전한 오산입니다. 그를 비롯해서 통신업계에서 그리워하는, 통신 주도의 IT 업계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ICT는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 IT가 통신업계의 그늘을 벗어난지는 벤처 붐이 일었던 90년대 말부터였지만, 아시다시피 결정적으로 쐐기를 박은 것이 애플 아이폰의 대성공이었죠.

ICT라는 용어는, 통신업계가 IT를 주도하는 아주 옛날의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그런 바람이 들어있는 개념입니다. 이석채회장을 비롯해서 ICT를 외치는 대부분의 통신업계 관계자들이 말하는 ICT에 그런 속셈이 들어있습니다.

실제로 이석채회장은 ICT대연합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체를 주도하면서 통신업계가 IT의 주인공으로 올라서고자 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바로 지난달에도 ICT 컨버전스그룹 도약 어쩌구 하면서 비전을 내놓고 있습니다. KTH 구조조정을 앞두고도 그런 추진을 할 수 있었던 건, 그에게 KTH가 가는 길은 자신이 구상했던 ICT의 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IT와 통신은 완전한 분리가 되는 개념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완전히 분리가 안되는 유관 업계라고 해서, 예를 들면 완성차 제조사와 자동차 보험업계의 관계에서, 당연히 완성차 제조사가 보험업계를 지배하거나 강한 영향력을 가져야겠다고 고집한다면 어불성설이지요.

그래서, KTH는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회사였습니다. 구조조정 후 향후로도 그럴 것입니다. 적어도 KT가 ICT를 외치고 있는 한에는 말입니다. 오히려 IT기업으로서의 KTH의 바람직한 행보가, 오히려 KT에게는 마이너스가 되는 거였죠. "별 돈도 안되는 푼돈 벌려고 쑈 하지 말고, 적자 나도 되니까 모회사에 도움되는 일을 좀 해봐!" 이런 거였다는 겁니다. KTH를 응원했던 많은 분들에겐 아쉬운 일이겠지만, 냉정하게 현실은 그렇습니다.

통신업자들이 주장하는 ICT는 그들 마음속 이상의 개념일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ICT'라는 것은 그냥 통신, 즉 C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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