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런처가 페이스북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나는 비관적이다. 물론 페이스북 런처는 괜찮은 아이디어다. 그리고 직접 스마트폰을 출시하거나 OS를 개발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고, 더 유연하며, 아마 투자도 더 적게 들 것이다. 또 더 페이스북 답다.
페이스북 런처의 성공의 척도는 크게 세 가지로 따져볼 수 있겠다.
1. 새로운 사용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일 것인가
2. 기존 사용자가 얼마나 더 많이 페이스북에서 머무를 것인가
3. 페이스북 런처로 얼마나 매출, 수익이 늘어날 것인가
1번은 길게 따져볼 필요도 없이 비관적이다. 페이스북을 쓰지 않던 사람이 페이스북에서 런처를 내놓았다는 사실 때문에 페이스북 런처를 설치할 일은 거의 없으니까. 또한 기존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런처를 너무나 좋아해서 페이스북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할 일도 가능성 희박하다.
3번도 꽤 비관적이다. 2번 사항에 연관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서 매출과 이익을 올리기는 어렵다. 물론 페이스북이 런처에 광고를 싣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페이스북 런처가 킬러앱으로 인식되기 전까진 페이스북에서 감히 런처에 광고를 올릴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까, 페이스북 런처의 성공 여부는 거의, 2번에 달려있다. 기존 사용자들을 얼마나 더 오래 페이스북에 머무르게 하느냐, 혹은 얼마나 더 자주 들어오게 만드느냐다. 물론 스마트폰의 첫 화면에서 페이스북 메시지들을 보게 된다면 더 자주 들어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열기만 하면 페이스북 메시지들이 눈을 사로잡게 된다는 것은, 사용자가 그럴 의향이 있을 때야 좋은 일이지만 사용자가 원치 않을 때는 문제가 된다. 페이스북에 피로감을 느끼기가 더 쉬워진다. 사람의 심리란, 아무리 좋은 것도 그 안에만 머무르게 되면 급속도로 피로감을 느끼는 게 당연한 것.
페이스북을 상당히 많이, 그리고 자주 쓰는 나도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피로감을 느끼고 최소 반나절 이상 페이스북을 열어보지 않는다. 내 페북 친구들을 기준으로 보면, 나보다 페이스북을 더 많이 쓰는 페친들은 전체 페친 수 중에 10%도 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스마트폰을 열 때마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게 된다면? 아마도 이전보다 더 자주 피로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 런처로 인해 페이스북이 더 매력적이 되는가? 페이스북 런처의 기능이 더 매력적일수록 페이스북이 더 매력적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의 본질은 런처 이전이나 이후나 달라지지 않는다.
난 버거킹 와퍼를 아주아주 좋아한다. 버거킹 얘기만 나와도 눈이 반짝일 정도로. 그리고 한때는 버거킹 매장이 있는 빌딩 위층에 사무실을 내는 게 꿈이었을 정도로. 하지만 내가 버거킹 위층에 사무실을 얻는다고 해도, 버거킹에 더 자주 갈 수는 있을 망정 와퍼가 더 맛있어지지는 않는다. 아마 한 1주일쯤 매 끼니를 와퍼만 먹다가, 1주일+1일차에 뻗어서 더 이상 와퍼를 먹지 않게 될 것이다. 다시 와퍼를 먹게 되기까지는 몇달은 지나야 할 것.
이런 이유로, 페이스북 런처로 인해 사용자가 더 액티브해질 가능성도 상당히 크지만, 반대로 페이스북에서 이탈하는 사용자가 많아질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이런 결론에 부딛힐 때까지 불과 몇달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한참 성장할 때라면 런처로 인해 더 많은 사용자들이 유입되면서 기존 사용자도 더 오래, 더 자주 들어오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페이스북은 포화상태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페이스북 런처라는 아이디어는, 큰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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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서비스를 만드려면 40-60대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야죠.
아니면 20년 정도 시간이 흘러서 지금 30대가 50대가 되는 날이 오거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