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포가 오늘은 약간 살벌하네요.
읽을 거리 하나 투척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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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쓴 지도 벌써 두달이 지나갔네요.
오늘은 후기 2편입니다.
하루 출근하고는 "뭐 이런 회사가 있나!" 하고는 다시
방랑객으로 돌아온 후 다시 언제 끝날 지도 모를 리쿠르팅 작업으로 돌아갑니다.
그러기를 두 달,
한 회사를 한달쯤 다니다가,... 지난 주말로 다시 백수로 복귀했습니다.
집에서 아주 가까웠고, 일도 예전 개발 업무와 유사해서 시작했는데,
차근차근 챙겨보지 않았던 것이 결국 .....
16년 된 회사에, 자체 사옥도 있고, 넓다란 정원, 연못도 있고, 복잡하지 않게 살 수 있고,
매출 구조도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는데..
단 한 사람으로 인해 구성원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더군요.
인수인계를 하는 동안 지켜본 회사는 참 딱하더군요.
훨씬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데, 그런 환경도 되고,
오직 한 사람때문에 모두가 힘들어 하더군요.
그 장본인은 회사의 대표. 사장.
시제품을 제대로 검증하지도 못하였는데, 양산체재로 전환하라고 우겨서,
생산해서 현장에 보냈는데, 현장에서 당연히 문제가 터지고, 왜 문제가 발생하냐고
실무진을 조지는... 이치에 맞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더군요.
직원들은 현장에서 터진 문제를 사장한테 보고도 못하고 쉬쉬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더군요.
까다롭고 대하기 어려운 사람. 옆에 있으면 바람 소리가 난다고 할까?
직원들을 회사의 구성원이라기 보다는 일을 위한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인 지 직원들의 입/퇴사는 늘쌍 일어나는 일이 된 모양이고,
소프트웨어 팀은 완전 물갈이가 된 상태고, 창립맴버라고 할만한 사람은
사장 외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
한 달의 인수인계 기간이 끝나갈 무렵, 개발 이사에게 이런 상황을
얘기하고, 계속 근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하니,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인터뷰 때 회사의 이러한 내밀한 상황을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을 얘기해 주었으면..
서로에게 시간 낭비는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회사에 남아 있는 나이 어린 직원들을 보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소중한 시간을 헛된 곳에 투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훨씬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데, 왜 지옥과 같은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지..
결국 직원이 입사해서 지칠 때까지 2~3년 버티다가, 다시 새로운 사람을 데려다가
지칠 때까지 일 시키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데려오는 과정을 무한 반복..
인수인계를 하시는 분의 모습이 나의 2~3년후의 모습과 그대로 오버랩되더군요.
..
나이가 들어서인 지, 회사를 보는 눈이 까다로워 진 것인 지,
회사가 돌아가는 생리를 아니까 이런 저런 것들을 따지게 되네요.
6개월 동안 3개 회사와 인연이 있었는데,
내 자신의 개발업무나 개발 역량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 운영의 문제점이나 회사의 비젼,
CEO의 마인드, 직원에 대한 태도 등이 그 회사와 함께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네요.
뭐.. 어쩔 수 없이.. 내 몸 하나 의탁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다시 떠날 수 밖에...
..
이야기 거리 또 하나..
엘리베이터 운행 감시 S/W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설치 현장에 가보니 세상이 참 요지경이더군요.
판교의 우리나라 굴지의 소프트웨어 회사의 연구소 건물.
회장이 오면 자동으로 엘리베이터가 회장이 주차한 층으로 이동하여 바로 탑승해서,
회장의 집무층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뜯어 고치고 있더군요.
IBS, CRT 등 여러 시스템을 오직 VIP 한사람을 위하여 뜯어고치는 모습이라니..
장충동의 어떤 기업의 경영 연구소.
삼성과 상속 문제로 소송전을 벌였다가 지금은 검찰에 비자금 조사 받느라
바쁘신 어느 그룹의 경영 연구소.
이곳은 특이하게 도로 옆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비좁은 주택가를 한참 들어가야 연구소가
위치함. 그렇게 된 이유가 회장의 집과 가까워서...
그래서 인지, 연구소의 일부 공간은 회장의 전용 공간으로 사용되고, 엘리베이터도
따로 운행된다네요.
..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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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도 행복하고 돈도 잘버는 회사가 가장 힘든듯.. 2가지 다 쉽지 않은 목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