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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35] 모바일 델파이, 브랜드 유감.
박지훈.임프 [cbuilder] 14435 읽음    2013-08-21 21:42
난 둘째 가라면 서러워 격하게 항의하고 싶을 정도로 델파이 매니아이지만.

90년대의 아이콘인 델파이 브랜드는 윈도우에 그대로 두었어야 했다. 벤더인 엠바카데로는 최근 몇년간 모바일 시장에서 델파이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도 자체는 대단히 좋지만 브랜드가 문제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델파이라는 브랜드는 강점이 되기는 커녕 너무나 무거운 고정관념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

델파이라는 브랜드가 처음 등장했던 1995년을 돌아볼까. 당시에 볼랜드는 터보, 볼랜드 시리즈의 개발툴로 도스 시대 내내 승승장구하다가, 윈도우 시장에 이르러 MS에 참패했다. 볼랜드 파스칼과 볼랜드 C++은 MS의 개발툴들에 비해 충분히 더 뛰어났음에도 시장 점유율에서 밀려나고 있었다. 도스 시절 볼랜드는 MS와 정면 가격대결을 할 정도로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인이었는데.

그런 볼랜드에게 회생의 기회를 준 것이 비슷한 시기에 첫 출시된 델파이와 J빌더다. 수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볼랜드에게 다시 제2의 기회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성공했다. 델파이는 터보 파스칼로부터 볼랜드 파스칼에 완전히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고 그 힘으로 지난 20년 가까이 달려온 것이다.

당시에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도대체 왜 델파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RAD 개발이 전격 지원된 이외에는, 델파이는 이전의 볼랜드파스칼을 완벽하게 계승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브랜딩이다. 한번 시장에서 패퇴하는 것으로 인식된 브랜드는, 어지간한 대대적 투자로는 다시 되살리기 어렵다. 특히 최신에 최신을 더해가는 IT 업계에서는.

델파이라는 브랜드는, 고유명사 브랜딩으로서도 대단히 뛰어난 마케팅 전략이었다. 볼랜드가 델파이를 개발중일 때 원래 고려했던 제품명은 델파이가 아닌 AppBuilder였고, 델파이는 그냥 코드네임일 뿐이었다. 그런데 볼랜드 외부에 알려진 델파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좋은 반응을 받았고, 그래서 전격적으로 델파이로 이름을 바꾸었다.

사실 볼랜드가 그 전에 MS에게 밀리기 시작했던 것도 MS의 브랜딩 전략과 관련이 있다. MS의 개발툴들 이름은 줄곧 마이크로소프트-무엇무엇 이었다. MS C/C++이었고 MS 베이직이었다. 그러다가 윈도우 시대에 들어 갑자기 비주얼이라는 브랜드를 들고 나왔다. 사실 비주얼 C++ 1.0은 MS C/C++ 7.0으로부터 그닥 변한 것도 없었다. MFC의 첫 도입을 브랜드 변경의 이유로 잘못 기억하고 있을 개발자도 있겠지만, 사실 MFC 1.0은 MS C/C++ 7.0에서 도입되었다. 즉 비주얼 C++이라고 이름을 바꿀 기술적인 이유가 없었고, 그 이유는 사실 비주얼 베이직의 전례없는 대히트 때문이었다. 볼랜드에 밀리고 있는 C++ 개발툴에도 비주얼 베이직을 연상시키고 싶어서. 그리고 그 전략은 대대적으로 성공했다.

원래대로 돌아와서. 델파이라는 브랜드는, 오래되기도 오래되었고, 최소한 모바일이나 맥OS라는 전혀 새로운 시장에 있어서는 거추장스럽고 힘겨운 짐이다. 적어도 델파이를 잘 아는 개발자들에게는 윈도우에서의 '델파이' 브랜드는 아직도 상당한 신뢰를 주는 브랜드지만, iOS, 안드로이드, 맥OS 시장에서는 의문의 브랜드다. 만약 이런 플랫폼들에 대한 델파이의 공략이 플랫폼 확산 초기에 이뤄졌다면 또 다른 문제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다. 아예 별도의, 완전히 새로운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

실패의 전례를 들어볼까. 델파이 for PHP. 사실 이건 웹개발툴이고 델파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개발할 뿐 전혀 델파이와 무관하다. 사실 볼랜드/엠바카데로가 개발한 것도 아니고 외부에서 사들인 것이다. 그런데도 델파이라는 브랜드를 붙인 것은, '델파이' 브랜드에 기생하려는 초보적 마케팅 실수다. 뒤늦게 실책을 깨달았는지 엠바카데로는 이것의 이름을 RadPHP로 바꿨다. 그런데 이것도 역시 실책이다. RAD가 물론 엠바카데로/볼랜드의 전통과 관련이 깊기는 하지만, 엠바카데로의 전유물도 아니고, 어떤 유니크한 느낌도 없이 어떤 포지션의 기업에서든 쉽게 붙일 수 있는, 너무나 평범한 브랜드다. 물론 이 제품 자체도 그닥 호평받고 있지 못하지만, 브랜드의 실패가 더 크다.

다른 기업에서 또다른 예를 들어볼까. 이클립스가 비주얼에이지의 브랜드를 그대로 달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자바 개발툴이 될 수 있었을까. 비주얼에이지도 IBM이 상당기간 공을 들여 키운 브랜드다. 하지만 오픈소스화를 결정하면서 IBM은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붙였다. 왜? 비주얼에이지는 이미 패배의 아이콘이었으니까. 이클립스가 그대로 비주얼에이지였더라면, 지금 이클립스의 영광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바일에서 델파이라고 이름붙인 것이 오직 델파이의 좋은 기억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대단히 뛰어나지 못하면, 델파이의 이름은 패배자의 이름으로 연상된다. 덩달아 나름 잘 생존하고 있는 윈도우에서의 델파이 시장까지 적지 않은 위협을 받게 된다. 즉 시작부터 실패의 위험을 많이 안고 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델파이와 다른 브랜드를 붙인 것이 델파이의 좋은 기억을 일부라도 연상시킨다면, 바닥에서 시작해서 주류로 올라설 기회가 생긴다.

볼랜드/엠바카데로의 역사를 통틀어서, 델파이의 첫 출시 이후로 20년 가까이 절실히 부족했던 것이 바로 브랜딩을 중심으로 한 제품 전략이었다. 브랜드는 제품 전략의 시작이고, 제품에 대한 첫인상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마케팅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브랜드다. 원래, 이름 짓기가 가장 어려운 법이다. 개발자와 자식 낳아본 사람들은 다 안다.
양병규 [bkyang]   2013-08-21 22:04 X
동감입니다.
델파이는 훌륭하지만 '델파이'는 망했습니다.

지금이라도 Turbo Pacal을 부활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글 댓글에서 주장한 것처럼 원소스멀티플랫폼 말고 반대로 플랫폼마다 최적화된 플레임웍을 플랫폼별로 따로 따로 만들어서 제목을 Turbo Pascal로 붙이면 어떨까합니다.

Classes, SysUtils, Graphic등은 최대한 호환시키고 말이죠.
김태선 [cppbuilder]   2013-08-22 09:18 X
박지훈님 유감에 동감.
박영호 [amesianx]   2013-08-28 22:19 X
좋은 글입니다.. 동의합니다.. 다 똑같더라도 하나도 바뀐게 없더라도 이름이 바뀌었을때 대성공하는 예는 수없이 많이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통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그걸 다른 해석으로 말해보고 싶습니다. 원래 그 이름이었어야 했었다라고요..
이름마다 주인이 있다고 하듯이.. 그 이름의 주인이 되어야 성공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한번 실패한 이름은 다시 쓰면
안되고 그건 저도 경험을 통해서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서 잘 암.. 그래서 이 글에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RadPHP 로 이름이
바뀐뒤에 지금 HTML5 Builder 로 이름이 또 바뀐걸로 압니다..
작명의 중요성.. 운이 맞아야 성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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