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발표된 소식입니다.
MS 스티브 발머 CEO 12개월 이내 물러난다(종합2보)
http://media.daum.net/digital/others/newsview?newsid=20130824013605904&RIGHT_COMM=R11
드디어 발머가 아웃되네요. 발머가 CEO에 앉은 후로 망친 게 많아 주주들이 발머를 몰아내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지 꽤 오래되었구요. 발머 사임 소식 직후 주가가 7%나 급등했다는 사실이 그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보여줍니다. 그가 사임한다고 해서 MS의 미래가 밝기는 어렵지만 발머가 MS의 연착륙에 장애물이었다는 걸 반증하죠.
후임이 정해지기도 전에 먼저 사임 예정 발표가 났다는 점은, 발머가 스스로가 아니라 이사회나 주주들의 압박에 못이겨 쫓겨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발머가 MS 사상 최대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한지 불과 한달만에 사임 발표가 난 것은 발머의 버티기가 절벽에 이르렀다는 거죠.
하지만 후임 CEO가 정해지는대로 12개월 이내에 나간다는 발표는, 그의 사임을 발표는 했어도 그가 물러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도 아닌 데다가, 12개월 이내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것은 발머가 그 기간 동안 그 나름 버티기를 더 할 여지를 갖게 해줍니다.
CEO를 추천하는 위원회에 게이츠도 참여한다고 하지만, 최근 수년간 게이츠의 언행을 보면 게이츠의 직관도 결코 예전같지 않아보이고요. MS의 전현직 임원들 중에 발머보다 CEO에 적임일 사람들은 적지 않지만, MS의 조직 특성상 쉽지 않을 겁니다.
|
그러면 작년말쯤 발머로부터 축출당한 시노프스키가 적임일 수 있다고 생각도 됩니다만, 독단적인 스타일이어서 주주들이 용인하기 어려울 겁니다. 발머 사퇴가 근본적으로 주주들의 요구로 일어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반대하는 후보를 CEO에 앉히기는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게다가 시노프스키는 서피스 전략의 대실패에도 직접 책임이 있습니다. 서피스 개발의 주역이니까요.
빌 게이츠는 본인이 돌아오려 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만, 그보다 그의 능력이 이젠 예전의 빌 게이츠가 아닙니다. 현역을 떠난지 무려 7년이나 되었고, 게이츠가 떠나기 전까지 막판의 행보를 보면 그때 이미 한 시대를 만들었던 그의 직관이 모두 소모된 모습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