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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병원 일 8년째를 맞이하면서... 올해 들어서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동소총 한 자루 구매하는 일입니다. 가지고 다니다가 여차하면 다 쏴 버릴라구 말이죠. 늘 농담처럼 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실천하고싶은 심정이네요. 빨리 조치하면 대부분 살 수 있었던 점과, 우리 큰 애 한 살 아래 애들이 한꺼번에 희생 당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지금도 제 핸드폰에는 우리 큰 애 친구들 핸드폰 번호가 수십개 입력되어 있는데요. 만약, 우리 큰 애한테 이 일이 생겼으면 핸드폰 쳐다보면서 "얘는 착한데..죽었고, 얘도 성실한데 죽었고.. 얘도 공부 잘하는데 죽었고..얘도..얘도... 그리고... 내 딸도.." 아.. 상상만해도 정말 끔찍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을 당할 가족이 수 백 가족... 이번 일로 가족 내지는 친척 친구 중에 한 명 이상 사망할 수 있는 사람이 수 천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흐~~~ 삼풍백화점 사고때도 이정도로 우울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류현진이 3승을하고 추신수가 홈런을 때려도 즐겁지가 않아요. 6년 전에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처럼 뭘해도 울적하네요. 페북은 마눌님이 감시하고 계셔서 제 상태를 토로하지 못하고 있는데...
사고 시점 이후로 전 지금 거의 반 폐인 상태입니다. 울분과 슬픔이 뒤죽박죽 뒤섞인 채로 6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면 당장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에,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제 좁은 소견으로 정리해보려고 무진 애쓰는 중입니다. 그냥 외면하고 보지 않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는데, 아이들이 정말 희박한 확률로라도 아직 거기서 안간힘을 다해 버티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상식적으로 과학적으로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상식 따위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나 희박한 확률로라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그 가능성이 너무나 희미해서 무시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해도, 이것은 꺼져버리면 다시는 되살릴 수 없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과학적 근거를 들어 희박하다고 말하기는 해도, 이미 모두 사망했다고 자신있게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럼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사람은 희망으로 사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희박해도 그 실낱같은 희망 하나를 쥐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희망을 버리는 순간 기계나 동물과의 차별점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희박한 가능성을 믿고 희망을 가졌다가는 절망의 아픔을 겪게 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크지 않느냐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절망이 두려워서 희망을 버리면 그 순간부터 인간은 비굴해집니다. 절망에 대한 공포 앞에서도 당당히 희망을 받아들일 때 인간은 비로소 인간답게 위대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아이들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확률 따위 과학 따위 신경 안씁니다. 마침내 마지막 한 아이까지 시신으로 발견될 때까지 저는 계속 희망을 가지겠습니다. 그리고 그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아직 살아남아있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절주절 길게 썼습니다만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식적 판단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곽효근님과 댓글을 써주신 분들은 정상인임을 인증하신 셈입니다. 정상인인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지만, 사발면 처묵처묵 교육부장관과 인증샷 안행부국장, 주권자 국민이 무릎꿇고 제발 우리애 좀 살려달라고 애걸을 하는데 멀뚱히 쳐다보고 책임자 옷벗기겠다는 협박질이나 하고 있는 대통령, 실종자가족이 미개하다는 서울시장후보 아들, 라면에 계란도 안넣었는데 뭐가 문제냐는 청와대, 실종자 가족들이 절규하는 한가운데에서 차에 들어가 잠이나 처주무시는 총리, 등등, 등등, 등등. 인간으로서의 공감 능력이 결여된 정신 장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책임져야 할게 아니라 구조부터 빨리 되야 하는데 구조를 하지 않고 인양에만 관심있는 언딘이 더 문제입니다.
해경이 그렇게 민간잠수브를 적극 활용하지 않은 것도 언딘측에 위임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현대 보령호 라는 바지선이 2일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해경은 언딘의 진수식도 치르지 않은 바지선이 올때까지 근처에서 대기시키다 결국 현대보령호는 돌아가고 언딘에게 돈벌이 시켜줄려고 해경이 그렇게 한건데 해경에서 고위간부지낸 사람이 언딘에 고위간부로 있기 때문이겠죠. 머 이런 경우가 이는지.. 언딘이 선내진입하려면 5억을 더 내라고 한것부터 수사해야 하는데 고위간부가 있으니 수사될리도 없고.. 참담한 마음은....
저 세월호 선장이란 사람... 월급 280만원짜리 1년 계약직이랍니다. 그냥 한번 쓰고 버릴 일회용 소모품 인력이란 얘기죠..... 세상에, 무슨 캬바레나 안마시술소에서 쓰는 바지 사장도 아니고..... 6000톤급 함선의 운영을 통제해야 하는 자리에 바지 선장을 앉히다니. 전 세계 언론에서 선장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있지만 그 사람이 사실은 바지선장이었다는 걸 알게되면 다들 까무라칠 겁니다. 상상도 못할 일이 한국에선 당연스레 벌어지는 겁니다. 도데체 지금 우리나라의 상태에 대해서 뭐라고 평가를 내려야 할 지, 전 감도 안 잡힙니다. 관련 글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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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그저 욕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며칠이었습니다.
일을 이렇게 만든 인간들 싹 잡아다 벌주었으면 좋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깃털만 살짝 흔들고 말 것이라는 현실이 먹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