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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알파고와 이세돌의 남은 시간을 보니까 확실히 두 시간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알파고가 불과 5분여 밖에 안 남았었고 이세돌은 시간이 많이 있었고, 둘 다 실수도 있었고, 덤을 제외하면 거의 무승부에 가까운 승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만약 1시간이었으면 이세돌이 이겼을 것 같습니다만... 옛날에 오목뒀던 게 생각나드라구요. 인공지능은 결국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는 마음이 있는 건 아니고, 사람이 목표를 세팅을 하거나 아니면 랜덤하게 세팅되거나 그럴텐데, 오목을 둬도 이 놈이 나보다 월등히 나은 실력으로 상대하는 게 아니라 나를 이길만큼만 하드라구요. 그러니까 져도 아슬아슬하게 지는 것처럼 느껴져서 한 번 더 하게 되고.. 알파고도 좀 그런 느낌이 아닌가싶습니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해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느껴지는거죠. 저는 오늘부터 내리 네 판을 다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처절하게 밟아버렸으면 좋겠는데... 또 지면 어쩌나요. ㅠㅠ 관련 글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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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몇몇 변수가 좀 있죠.
우선, 이번에는 대국 시간이 2시간이라는 점. 전에 유럽선수랑 했을 때는 1시간이었는데요 그보다 두 배나 길어졌는데요.
딥러닝의 특성상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리거든요. 왓슨이 퀴즈쇼에서 했을 때도 시간문제 때문에 (추론하는 동안 남들이 먼저 부저를 누르면 지는 거니까..) 문제 나가고 1초인가 2초인가에 무조건 부저 누르고 그 때까지 추론한 결과를 말하는 식이었다고 해요. 결국 라이브 리얼 현실은 최종 결론을 추론할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설정해서 승부를 보는 식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바둑도 시간제한이라는 게 있어서 그럴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시간이 무척 중요한데 그게 두 배가 늘었다니, 얼핏 알파고가 좀 유리한게 아닌가 생각도 들죠. 하지만, 이세돌도 보통 2~3시간 두는, 장고를 하는 스타일이라서 정말 예측하기 힘드네요.
언론보도를 보면 알파고가 저작권문제 때문에 최신현대 바둑 대국은 학습할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그 점을 보면 이세돌이 확실히 유리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길게 추론을 해도, 바둑은 계산 양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수를 이길 수 있는 수를 단 한 가지라도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니까.
세계 랭킹 1위인 이세돌이 알고 있는 수가 알파고가 학습한 수들보다 더 뛰어날 수 있죠.
그런데 어쩌면 말이죠.
알파고가 수 기반이 아니라면 또 모르겠네요.
저라면 수를 암기하는 방식+수를 창작하는 방식을 병행하겠습니다만..그렇게 개발했는지는..
알파고 관련해서 직관을 많이 강조하는 걸 보면 알파고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기존 수를 몽땅 암기하는 방식으로만 개발된 것 같습니다. 수를 창작하는 방식은 전혀 아닌듯요. 수를 창작하려면 직관이 아니라 영감을 구현해야 하죠.
그러니까 제 얘기의 결론은,
알파고가 이세돌한테 수 싸움에서 밀린다...는겁니다...만,
이세돌이 말한 것처럼, 또 구글측에서 말한 것처럼 아무리 좋은 수도 생각이 안 나면 그만이고, 사람은 착각을 자주해서 말이죠.
개발자들도 코딩하다보면 가끔씩 착각하잖아요.
결국 이세돌이 알파고랑 싸운다기보다, 이세돌 스스로하고의 싸움이 될 것 같네요.
아무튼 구글은 바둑으로 당장에는 실용적이지 못한 거액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명분과 실리도 얻고 흥행에도 성공했네요. 덕분에 이세돌도 서양에 이름을 알리고, 대한민국은 아무 것도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이세돌의 조국이라는 이유로 빅이벤트의 장소가 됐구요.
우리는 그냥 구경 잘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세돌 화이팅! 그런 기계 따위 밟아버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