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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3786] 닷넷에 대한 임프의 잡생각, 이어지는 이야기
박지훈.임프 [cbuilder] 3433 읽음    2002-03-13 12:24
원래 이전에 쓴 글은 제목 그대로 제 머릿속의 잡생각들을 모아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본 것입니다.
어떤 근거가 있어서 쓰여진 것이 아님을 확실히 했으며, 논쟁을 일으키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원문이 쓰여진 목적은, 대다수 개발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IT업계를 "혁신적"으로 끌고
나가고있는 MS에 의해 앞으로 IT 업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개발자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제 의견을 밝힌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온오프라인상에서 종종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개인적인 제 의견을 묻는 분들도 적지 않아 "잡생각"을 타이틀로 해서
써본 것입니다.

문서화된 근거가 없이 제 머릿속의 플롯과 추리에만 의존하여 쓰여진만큼, 논쟁을 벌이자면 끝도
없을 것이고 반면 근거가 없는 만큼 아무리 논쟁이 거듭된다고 하더라도 별 의미가 없기 십상이기
때문에 논쟁을 원치 않는다고 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분이 이 볼랜드포럼 게시판이나 혹은 링크가 올려진 다른 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의견이나 반문을 하셨습니다.(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합니다)
원래는 질문이 오더라도 답변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설명이 불충분하여 오해를 산 부분도
많이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해서, 잠시 고민을 해본 끝에 좀 덜 맺은 글의 맺음말을 대신하는 셈
치고 글을 좀 더 써보기로 했습니다.


자바와 MS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의 자바(혹은 J2EE)의 영향력에 대해 의심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제가 너무 자바를 과대평가하지 않았는가 하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제가 현재까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자바가 독주해온 것처럼 쓴 것은 당연히 제가 지금까지 보아온
여러 상황들이나 케이스들, 관련 기사들을 보고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자바의 영향력을
의심하시는 분들이 적절한 반증을 제시하지 못하신만큼 제 생각에 변함도 없습니다.
여기서는 제 생각보다는 현재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자바의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보이는 케이스들을
들어보겠습니다. (자바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쓴 적은 없습니다. 제가 지적한 것은 자바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 MS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로, WAS 열풍입니다. 사실 초창기였던 몇년전에 WAS는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몇가지 흐름 중의
하나일 뿐이었고, 그 개념조차도 극히 모호했습니다. WAS를 판매하는 업체 스스로도 그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지 못해서 애를 먹고 있는 곳도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각 업체들의 WAS는 서로 스펙이 달랐고,
기업 입장에서 WAS를 구매해야 할 '한마디로 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현재의 WAS 시장은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WAS'라는 용어는 'J2EE 1.x를 지원하는'
이라는 수식어를 필수적으로 붙여야 할 정도로 자바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WAS 시장을 잡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필사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는
WAS의 해였다고 말하는 분도 많을 정도입니다.

두번째는, 새로 시작되는 각 기업들(혹은 관공서)의 프로젝트가 어느정도로 자바에 의존하고 있는가
입니다.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 위의 첫번째와 연관지어 말해보면, WAS가 납품된 곳은 모두
자바로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습니다. 또 WAS가 납품되지 않은 곳도 간단한 EJB
컨테이너 수준에서 자바 프로젝트가 수행된 곳은 갯수로 따지면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자바로 수행된 프로젝트가 기존의 자바가 아닌 언어로 수행된 프로젝트보다 더
많으냐 적으냐가 아니라(이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 나름의 자료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고, 양쪽 모두
객관적이진 못할 겁니다), 어느쪽이 더 성장속도가 빠르냐 하는 것입니다. 이 글의 목적도 그렇고,
자바 진영과 MS, 그리고 앞으로의 흐름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 상황이 아니라 바로 이 성장 속도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리고 자바쪽이 기존의 타 언어에 비해 기업시장에서
성장속도가 월등히 빠름은 두말할 여지도 없습니다.

MS에게 있어 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자바가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은,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MS가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해온 차기 시장이었다는 것입니다. MS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잡기 위해 오랫동안 NT, IIS, MTS 등으로 공을 들이며 유닉스 시장에 도전해왔는데, J2EE가
급부상하면서 '유닉스냐 NT냐'라는 OS 논쟁에서 '웹로직이냐 아님 딴넘이냐'라는 WAS 논쟁으로 화두가
바뀌어버렸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OS분야에서 조차도 리눅스의 도전을 받게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구요)

자바의 영향력에서 MS에게 심각한 것은, 역시 먼저번 글에도 언급했다시피, OS 논쟁을 무력화시켜
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사실 저는 자바의 OS 호환성 따위는 기술적으로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최소한 이론적으로나마 'OS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는 자바의 모토는
실제 시장에서 실제로 먹히며, 게다가 대단히 위력적인 것입니다. (자바 프로젝트에서 OS를 중요한
요소로 따지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바가 완전히 OS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서버사이드만 고려하는 J2EE 레벨에서는 J2SE보다 호환성이 극대화됩니다)


MS의 영향력을 과소, 혹은 과대 평가했다?

제가 MS의 영향력을 과소평가, 혹으 과대평가했다는 반론이 있었는데, 제 글에서 구체적으로 지적
해주시지 않아 어떤 부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과대평가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짚이는 바가
없고... 과소평가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몇마디 더 해보겠습니다.

사실 이 답은, 궁극적인 결론은 MS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소비자에게서 나기 때문에 굳이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MS의 독점적인 영향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MS도 강제적인 공권력이 될 수 없는 기업일 뿐이라는 너무나 기본적인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MS도
소비자의 절대적인 칼날아래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물론 MS가 지금까지 비교적 소비자들을 잘 유도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최근의 넷PC나 그 이전
의 역사속으로 사라진 몇가지 '혁신적인' 시도들의 경우 MS도 실패를 맛본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의 닷넷 전략이 단순히 개발 레벨에서 웹서비스를 도입하는 정도가 아닌, 소비자들에게
근본적인 컴퓨터/인터넷 이용행태를 바꾸도록 요구하는, 말 그대로 '혁신적'인 시도라는 것입니다.

개발자들은 종종 자신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도 소비자 심리보다는 개발자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
보는 실수를 하는데, 이런 실수는 MS의 영향력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맹신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개발자들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MS의 영향력이 직접적으로 닷넷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소유하지 않고 그저 '서비스받는' 방식으로 순순히 따라줄지가 닷넷의 성공
여부의 관건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닷넷으로 '대부분' 따라간다고 해서 닷넷이 성공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MS의 고성장을 이끌어왔던 OS와 오피스, 기타 제품군에서의 점진적인 수익 손실을 소비자들이 닷넷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생기는 수익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어야만 닷넷이 성공했다고 할 것입니다.
만약 닷넷 서비스가 기존 시장에서의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여 전체 연간 수익이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 된다면, MS의 '블랙먼데이'가 시작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어떤 개발툴이 비전이 있는가

이 질문은 제가 썼던 글의 논지를 벗어나는 글입니다. 특별히 답변을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굳이 답변을 하자면 제가 대답할 문제가 아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비자가 솔루션을 선택함으로써 흐름이 만들어지듯이, 개발자가 개발툴을 선택함으로써 흐름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개발자들은 항상 기술적인 스펙만을 바라보기 쉽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솔루션이나 개발툴, 언어
등이 성공한다고 하면 그 이면에 기술적인 우수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거꾸로
성공하기 위해, 혹은 다른 표현으로 '히트치는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부지불식간에 중요한
요소로 우수한 기술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개발자들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에 비해 유행에 대단히 민감한 면도 있습니다. 유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것이 대세다!'라고 속삭이는 업체들의 딴 꿍꿍이가 있는 홍보전에 쉽게 휩쓸린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시점에서는 실제로는 무엇이 대세인지 채 결론이 안난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자들에 비해서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대단히 보수적인 면이 있습니다. (개발자들과는 별개로
한국 소비자들의 경우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유행에 좀더 민감하다고 보는데, 세계적인 IT 흐름의
성공 여부에 한국 시장은 그리 큰 요소가 아니겠지요?)

이런 개발자의 '단순한' 면 때문에, 개발툴 시장은 정말 허무하게도 간단하게 흘러갑니다.
그렇다면, 주위의 개발자들이 선택하는 개발툴을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그것이 대세라고 보면 되는
것일까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개발자들은 개발툴에 있어 소비자이지만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
에 대해 생산자입니다. 개발자들이 아무리 많이 뛰어들어도 최종 소비자들이 택해주지 않는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사실 이런 공식은 대부분의 경우엔 조그만 요소이고, 그에 반대되는 요소가 훨씬 많은 것이 일반적
이지만, 닷넷의 경우에는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닷넷의 기술이 닷넷 자체에만 통용되는 폐쇄적인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닷넷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전세계 개발자들의 90% 이상이 닷넷에 합류했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대세로 보였던 것이 곧 뒤집히기 십상입니다. 이에 비해 자바쪽은, 닷넷에
대항하는 부분 외에 이미 기존에 구축해놓은 시장이 크기 때문에 닷넷과 자바 양쪽의 대결에서 양쪽
모두 자멸한다고 하더라도 살아남게 됩니다.

사실 MS 입장에서는 레거시 시장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일시적으로 기존 시장의
매출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 닷넷 서비스 매출이 급신장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MS가 자바 진영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무기도 레거시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이유는,
당장 기존 소프트웨어가 동작하지 않거나 성능이 떨어지게 되는 새로운 '닷넷 버전'의 OS를 개발해
공급했을 때 업그레이드율은 치명적으로 떨어질 것이므로 닷넷 보급 확산에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소한 향후 5년 정도는 MS는 OS 플랫폼을 버리지 못하고 윈도우에 강하게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또하나의 딜레마가 생깁니다. MS가 만들어낸 IT업계의 유행성 때문에
5년이라는 기간은 IT 업계에 있어 대단히 긴 시간이 되어버렸는데, 윈도우 플랫폼에 강하게 종속된
닷넷이라면, 개발자가 급하게 닷넷으로 옮겨갈 크리티컬한 이유는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MS 자신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에서 윈도우 플랫폼에 의지하고 있으면서도
개발자들에게는 닷넷으로 옮겨가라고 계속 종용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겁니다.

이런 모순점의 핵심적인 이유는, 자바와는 달리 닷넷의 출발점은 닷넷의 혁신적인 관점에선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기존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유리한
조건이겠지만, 반대로 자바의 경우에는 기존 시장 자체가 몇년 되지 않은데다가 기존 시장과 새로운
시장이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어 이러한 모순점이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만약 제게 볼랜드쪽의 기술은 완전히 무시하고 자바와 C#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고
강요한다면 저는 자바를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볼랜드가 아직 충분히 건재할 뿐만 아니라,
양쪽 진영의 개발툴을 무기로 한 싸움이 아무리 격화되더라도 오히려 그것이 전통적인(legacy) 기술
에 현대적인 방법을 접목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볼랜드가 단기간내에(10년?) 사라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습니다. 또한 양쪽 진영의 싸움이 격화될수록 그 이면에서 양쪽 기술이 커버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시장이 요구하는 전통적인 시장의 틈새는 점점 더 크게 벌어질 것이고, 절대 규모
면에서는 적어도 지금보다 레거시 시장이 적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 합니다.

그런만큼, 새로 유입되는 개발자들이 적은 레거시 시장쪽이 오히려 생존이라든지 안정성 면에서는
월등하리라고 판단하고 있구요. 그에 반해 이미 유행 싸움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는 자바와 닷넷의
경쟁은 수시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스펙으로 인해 개발자들만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또 한가지 간과하기 쉬운 것은, 닷넷은 말할 것도 없고, 자바 붐도 다분히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흐름이라는 것입니다. C++이나 파스칼 등 기존 개발언어들은 비교할 수도 없이 오랫동안
개발자들의 손과 손을 거쳐, 오랫동안 사용할 수록 "손에 짝 붙는" 도구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새롭다고만 외치는 닷넷과 자바는 시작부터 업체에서 한벌의 '완전한' 솔루션을 만들어준
것이었으므로, 시간이 지날 수록 고급개발자들을 중심으로 더! 고급의 방법에 대한 목마름이 넘쳐날
것이고 또한 그 반대편에서 초급개발자층에서는 좀더 쉽고 단순한 방법에 대한 요구가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C/C++이나 유닉스/리눅스는 완전히 대조됩니다. 모든 계층의 개발자들 스스로가
오랜 기간 동안 스스로 필요한 대로 스펙과 기능들을 이루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만큼 C/C++이나
유닉스/리눅스는 오랫동안 다룰 수록 더욱 편하고 강력해지는 강점이 있습니다. 자바가 개발자
공동체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일찍부터 노력해온 것은 단순히 개발자들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로부터 이런 종류의 참여를 유도해서 개발자 스스로의 의견을 반영해야만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미 수십년간 쌓아온 C/C++과
유닉스/리눅스에 비교하려면 턱도 없지만.) 반면 MS는 이런 면에서는 대단히 소극적일 뿐 아니라,
거의 페인트모션에 가깝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MS는 스스로의 미래를 알까?

상당수 개발자분들의 맹목적인 관점에서 MS는 거의 절대적인 경지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MS가 초 거대 기업이긴 하지만, 그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에 절대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몇년 전에 A라는 전략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1년 후에 소비자의 소비행태가 바뀐다면 MS는 절대로
A라는 전략을 고집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 A'로 수정하든지, 너무나 맞지 않는다면 아예 취소해버려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혹은 독점이 아닌) 업체의 경우라면 한 고객을 잃는다하더라도
두명의 고객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고집할 수 있지만, MS에게 그런 길은 없습니다.

그런만큼, 2~3년 후를 두고보십시오, 그런 반론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당장 게임기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기 때문에 X박스 전략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몇년 후에 X박스가
어떤 모양이 될지는 MS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냉장고를 거론한 글도 봤는데, 만약 실제로 냉장고를
홈 네트워킹에 접목하는 회사가 있어 그 시도가 압도적으로 성공한다면 MS의 X박스 전략도 완전히
바뀔 지도 모릅니다. MS가 먼저 결정하고 소비자가 따른다? MS도 다른 수없는 기업들처럼, 하나의
솔루션을 제시할 뿐입니다. 결정은 소비자가 합니다.
MS에게 강점이 있다면, 그것은 자사의 솔루션을 어떤 면에서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치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MS가 기술에서 타사보다 압도적으로 강력하진 않겠지요?)

닷넷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MS가 닷넷의 미래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소비자에게 그럴
능력이 있지요. 작년에 추진했던 닷넷 전략의 일부분이 지금은 전면 수정되거나 취소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MS의 헤일스톰이나 넷닥스 전략의 추진 여부를 잠깐 의심했던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물론 그 의심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군요.)

MS이건 어디건, 그리고 닷넷이건 X박스이건, 무엇이든 팔아야 생존하는 기업에게 있어 소비자는
그야말로 절대권력입니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인 것 같은 느낌도 좀 드는데, IT 업계는 생산자들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소비자까지 포함되는 것이며, 실제로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소비자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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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서도 썼다시피, 이번 글도 마찬가지로 완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이 글을 보시는
다른 개발자분들과 똑같이 IT 업계에 발을 담그고 밥줄을 걸고 있는 있는 또 한명의 개발자일 뿐,
무슨 시장분석 조사기관의 직원도 아니고 소위 잘나가는 컨설턴트도 아니고 더더욱 점쟁이도 아닙니다.

그리고 독점성과 폐쇄성이라는 것 때문에 MS를 싫어하기는 하지만, MS 솔루션 자체를 싫어하지도 않고
(그중 몇가지는 아주 좋아합니다) 하물며 불매운동 같은 것을 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또 반론에 대해 발끈해서 재반론으로서 속편을 쓴 것도 아닙니다. 제 의도는 서두에서 설명한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숨겨진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건 볼랜드포럼의 히트율을 좀 올려보고자 하는 것일 겁니다. ^^)

개발자 여러분이 부담없는 커피 한잔처럼 읽어주셨기를 바랍니다.
그럼...


경호 [ansoni19]   2002-03-13 13:08 X
ㅋㅋㅋ 역시 임프님 다운 입담있었습니다....
에보니.^0^m [mortalpain]   2002-03-13 15:36 X
음 누가 또 글을 인용했나보군.... ^ㅅ^
김상구.패패루 [peperu]   2002-03-13 15:49 X
임프님, 질문 하나! 이렇게 길게 글 쓰면 업무에 지장 없으신가요? ^^
박지훈.임프 [cbuilder]   2002-03-13 16:44 X
아하, 물론 지장이 상당히 있지요.. 한 세시간쯤 걸려서 썼습니다.. -.-
peccato [peccato]   2002-03-13 19:44 X
갈팡질팡하는 이에게 힘을 실어주는 글.. 멋진글이에요~ ^^;
타락천사 [rain622]   2002-03-14 19:43 X
세시간만에 이렇게 깔끔하게 다듬다니.. 천부적이라고 보여집니다... 부럽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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