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uilder  |  Delphi  |  FireMonkey  |  C/C++  |  Free Pascal  |  Firebird
볼랜드포럼 BorlandForum
 경고! 게시물 작성자의 사전 허락없는 메일주소 추출행위 절대 금지
분야별 포럼
C++빌더
델파이
파이어몽키
C/C++
프리파스칼
파이어버드
볼랜드포럼 홈
헤드라인 뉴스
IT 뉴스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해피 브레이크
공동 프로젝트
구인/구직
회원 장터
건의사항
운영진 게시판
회원 메뉴
북마크
볼랜드포럼 광고 모집

자유게시판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413] 꽤 많은 의견이 올라왔네요.
박지훈.임프 [cbuilder] 5181 읽음    2001-03-10 04:01
시삽 임프랍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 한번 써본 건데.. ^^ 일단 성공이군요.
뭐, 전에도 밝혔다시피 저는 별로 미국에 가고픈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불리한 면들을 생각해본다고 하더라도, 한번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일단 경제적인 면을 볼작시면... 영구적으로 살 작정으로 가는 게 아니라면, 몇년 정도 일해서 돈을 벌어올 수는 있습니다. 저축해둔 돈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당근 물가가 싼 만큼 국내에서 일해서 저축한 것보다는 훨 더 많겠지요?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우리나라에 일하러 오듯이 말이죠. 또, 앞서 있는 프로젝트 관리 체계나 방법론 등을 배워서 돌아올 수도 있겠구요. 기술력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떨어질 것은 거의 없겠지만, 프로젝트 작업에 있어서는 아직 한참 후진국가이니까요. 또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잇점이 있겠지요.

저도 돈 많이 벌고 싶습니다. 지금도 꽤 잘 버는 편인줄 압니다만 돈이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는 거 압니다. 결혼 준비하느라 못샀던 차, 사게 되면 서울 전역으로 출장강의를 돌아다니는 마나님 훨씬 덜 힘들게 일할 수 있다는 데에 맘 혹하구요. 전세로 살고 있는 이 집도 빨랑 나가고 싶습니다. 한달쯤 전에 갑자기 벽이 쩍! 갈라지더라구요. 그리고 기왕이면 서재나 작업실을 따로 두고 집에서도 멋부리며 일하고 싶습니다. 최고급 노트북이 더 편할 거란 거 아니까 자꾸 노트북 광고에 눈이 돌아갑니다. 음악을 좋아하니까 고급 컴퍼넌트도 사고 싶고, 아직 허리 휘어가며 일하시는 고향의 부모님과 장모님댁에도 넉넉하게 돈을 부쳐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에 가는 것에 자꾸 눈이 갑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자꾸 별 근거도 없는 자신감만 더 생겨서, 미국에만 가면 돈이야 떼로 긁어올 거 같습니다. 그거 의심 안합니다. ^^

하지만... 저 이 나라를 많이 사랑합니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이 한심하다 못해 창피해 죽겠습니다만, 그래도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나라의 수준이 앞서 있건 아니건, 그런 문제는 자국을 사랑하느냐 아니냐의 기준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저는 말레이시아에 출장가서 느꼈습니다. 말레이시아가 우리가 알고 있는 만큼 후진국이 아니기도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자국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이나 애착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별로 내세울만한 뛰어난 역사나 문화도 없고, 뛰어난 생산물같은 것도 없고, 빈부격차가 엄청난데도 불구하구요.

몇번을 말레이시아와 한국을 오가면서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스로를 쉽게 비하해버리는 것은.. 아무래도, 정말 우리 개개인 스스로의 문제라구요. "그래, 한국놈들이 다 그래" 라고 쉽게 생각해버리고 난 아니야, 하는 그런 풍조 때문일 거란 겁니다. 우리나라에요, 참 쥑일 넘들 많지요. 그런데, 그런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지 않습니까? 정치를 예를 들어서요. 야당시절에 민주를 부르짖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오히려 그 전 정권보다도 더 하는 경우를 흔히 보지 않습니까. 스스로에 대해 너무도 관대한 것이 우리 스스로이지 않습니까. 남이 하면 쥑일놈, 내가 하면 남들이 모르는 깊은 뜻이 있는 거야, 하는. 우린 해외 뉴스를 보면 주로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의 소식만 자주 접하니, 높은 국민성이란 높은 사회적 수준에서 나오는 거라고 흔히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말레이시아도, 그리고 아주 잠깐 신혼여행에서 들렀던 필리핀에서도 우리만큼 이율배반적인 사람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쉽게 열광하고 쉽게 저주하는 사람들이 아닙니까.

정치가들, 참 잘못하는 사람들 많지요. 하지만 쥑일넘들, 하고 저주하는 것은, 곧 그건 내 능력 밖이라고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수였거나 혹은 개인적인 이익을 생각해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행동들을 일상적인 우리의 기준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없다면, 영원히 이 현실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될 겁니다. 잘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야만 스스로의 잘못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니까요. 저놈들은 죽일놈들이야, 하고 생각하고 정치에 뛰어든 사람들은 결코 자신이 쥑일넘이 되어간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겁니다.

한국에 더 깊이 뿌리박고 싶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무언가 나아지게 하기 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곳에서 땀흘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그 중의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아직 모르는 제 그릇이 큰 일을 할 만 하다면 큰 일을 하겠습니다. 만약 간장 종지밖에 안된다면 그 만큼이라도 하겠습니다. 사발 백개가 종지 하나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경우가 있다고 믿으니까, 제가 종지라고 하더라도 실망하지는 않겠습니다.

몇달전에 누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야 한다구요. 하지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한사람, 한사람이 더 힘을 보탠다면, 언젠가는, 설령 그것이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보지 못할 결과라 하더라도, 반드시 이루어질 겁니다. 또... 만약 꿈이란 것이 평생을 돈을 모아 펑펑 써보자는 그런 것이 아니라면.. 그런 것이 사람으로 태어나서 품어볼 만한 진짜 꿈 아니겠습니까.

+ -

관련 글 리스트
413 꽤 많은 의견이 올라왔네요. 박지훈.임프 5181 2001/03/10
Google
Copyright © 1999-2015, borlandforum.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