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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반지의 제왕 유머 입니다
kongbw [kongbw] 2367 읽음    2002-02-16 01:55
나우누리 유머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33431번
제  목:[펌]엽기 반지원정대의 비밀일기                               읽음:2309
올린이:lsk1211 (임근찬  )   작성:02/02/15 12:23       추천:02/02/15 23:45     
-----------------------------------------------------------------------------
퍼왔습다
반지의 제왕의 이미지를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으신분은 안보시는게 좋을지도..
비위가 약하신분들도 자제하시는게 건강에 이롭습니다.


-------------------------------------------------------------------------
미국의 한사이트에 올라온 반지의제왕 영화 팬픽인데 웃겨죽겠다는.
레골라스 압권.(콩깍지일지도)

http://www.livejournal.com/users/cassieclaire/

에 가시면 번역되기전의 원본을 보실수있습니다.

THE VERY SECRET DIARY OF
LEGOLAS, SON OF THRANDUIL


스란두일의 아들 레골라스의 비밀일기

1일째:
엘런드의 회의에 가다. 내가 제일 예뻤음.
어떤 작은 사람을 따라 모르도르에 가서
화산 속에 반지를 던져넣기로 했다.
아주 중요한 임무. 금반지는 되게 싸구려같음.

4일째:
보로미르 왕짜증. 왜 그 커다란 방패를
디너 접시처럼 맨날 매달고 다녀야 하냔 말이다.
카라드라스를 등반했는데 눈 위를 걷지 못하는
소심한 인간들이 다시 산을 내려갈 것을 주장했다.

원정대를 통틀어 분명 내가 제일 예쁘다. 잘난 나!

6일째:
모리아의 광산이 너무 어두워서 머리를 잘 빗을 수가 없음.
머리가 엉킬까봐 몹시 걱정됨.

오크들은 바보같음.

여전히 제일 예쁨.

10일째:
간달프가 그림자 속으로 떨어졌다. 다른 소식으로는,
내 코에 뾰루지가 생기려고 하는 것 같다.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엘프의 뾰루지는
500년 이상 가기 때문.

저주받은 뾰루지만 보류한다면 여전히 제일 예쁨.

11일째:
로스로리엔. 갈라드리엘이 나보다 예쁠지도 모른다고 의심.

그 여자가 내 헤어스타일을 따라했다는 걸 거의 확신함.
난 저 스타일은 적어도 1000년 전에 하고 다녔었는데.
바보 여자. 갈라드리엘의 거울 분수를 써서 나이스한
버블 바스를 했더니만 아주 싫어한다.

내 머리카락 때문에 하수구가 막혔다는
그 여자의 주장은 무시하기로 했다.
800년 동안 내 머리는 한 올도 빠지지 않았다.
왜 지금 와서 빠지겠어?

여전히 단연코 제일 예쁨.

30일째:
배에서 노 젓는 건 내 피부에 좋지 않음.

아라곤이 프로도를 엄청 매력적이라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게 눈에 보임.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겠지만.

여전히 제일 예쁨.

33일째:
보로미르가 반지에 유혹당하다. 진짜 재미없다.
나는 유혹당할 일이 없음. 이미 원하는 모든 것-
완벽한 머릿결-을 갖고 있기 때문에.

35일째:
보로미르 죽음. 아주 지저분하고 불필요한 죽음.
죽을 때 아라곤이 키스해주긴 했음.
남자가 반응 좀 얻어보려면 화살을 잔뜩 맞아야만 하는 건가?
보로미르는 절대 나보다 안 예쁘다. 이해할 수 없음.
입을 삐죽거리고 싶어짐.

프로도는 샘과 함께 모르도르로 떠나다.
서로 배려하는 조그만 남자들이라니, 꽤나 귀여움.

김리가 날 맘에 들어하는 게 거의 틀림없음. 아주 불공평함.
김리는 내 허리에 머리가 닿으니까 이 점은 좋은데,
육중하게 땋은 머리라든가 큰 헬멧은 아주 당혹스러움.
깜깜한 앞날이 예견된다. 아주 깜깜함.



THE VERY SECRET DIARY OF
GANDALF THE GRAY


회색의 간달프의 비밀일기

1일째:
샤이어. 순수하고 목가적인 아름다움의 극치.
내가 도착하기 전에 프로도가 뭔가 이상한 짓을 하며
들판에서 알짱거리고 있었다. 아니면 내 생각이 오버했나?

2일째:
충분한 호빗식 담배 덕분에 쌔끈해진 빌보의 생일파티.
다들 넘 좋다. 빌보도 좋다.
불꽃도 넘 예쁘다. 프로도도 꽤 괜찮았다.
호빗들 넘넘 귀엽다. 에구, 조심.

3일째:
엄청난 숙취. 아스피린을 먹기 위해
미니스 티리스로 가다.

12일째:
반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려고 사루만한테 갔는데,
악의 편이 되어 있었다. 아무한테도 이런 소린 못 들었는데.
누가 메모해 놓았을지도 모른다. 갈색의 라다가스트가
아마 또 내 우편함에서 종이를 훔쳐갔나 봄.

13일째:
탑 꼭대기에 갇힘. 풍경 끝내줌. 하지만
계속 진눈깨비가 날려서 뾰족모자에 좋지 않음.
위에서 오크들한테 껌을 뱉는 걸로 위안을 삼고 있다.

14일째:
수작을 걸려고 사루만이 다시 찾아왔다. 세상에!

16일째:
외로움. 사루만도 알고 보면 그렇게 매력없지 않을지도 모름.
벌름거리는 거대한 콧구멍이나 그 갈고리같은
큰 손톱만 아니었다면... 그래, 댁은 내가 사루만이 옛날부터
악의 편이었다고 알아차렸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

19일째:
탈출. 리벤델에 있음. 샘은 약간 통제불능.
프로도를 계속 목욕시키려 함.
엘프의 딸기향 비누는 이제 동이 났음.
엘런드가 짜증을 내고 있다.

20일째:
엘런드는 1층 욕실을 쓰지 못하는 데에 질렸는지
프로도를 보내버리기로 결정했다.
반지에 대한 시시한 논쟁들.
샘이 나도 목욕시켜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원정대에 끼기로 했다. 그러면 좋겠는데.

21일째:
아라곤은 분명 프로도한테 빠졌음.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을 거다.
샘한테 목욕을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대답은 "하하, 간달프님, 장난하시는 거죠?"
쓸모 없는 붕신같으니.

23일째:
카라드라스 꼭대기 아주 추움.
누가 프로도를 산으로 지고 갈 것인가 싸웠는데
아라곤이 이겼다. 보로미르는 삐짐.
만약 레골라스가 눈 위에서 계속 콩콩거린다면
내 지팡이로 때려줘야 할지도 모름.

25일째:
모리아의 광산으론 가고 싶지 않음.
제2기 때 망쳤던 데이트 때문에
발록이 아직 화가 나 있을지도 모름.

26일째:
모리아의 광산. 옙, 발록 아직도 화났음.

27일째:
그림자 속으로 떨어지다. 발록 색골.
원정대 나머지 사람들에겐 얘기하지 않기로 했음.
대신 엄청난 전투를 했다고 이야기를 지어내야 할 것임.
꽤나 불쾌한 3도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엘런드한테 가다.
엘런드가 날 보고 비웃지 않길 바람. 만약 비웃는다면
엘런드가 사우론과 주말을 보냈던 일에 대해
다 소문낼테다. 하!



THE VERY SECRET DIARY OF
ARAGORN, SON OF ARATHORN

아라손의 아들 아라곤의 비밀일기

1일째:
죽인 반지의 망령 수: 4. 아주 좋음.
호빗들과 만났음. 40마일 걸었음.
다람쥐 가죽을 벗겨서 먹었음.
아직도 왕이 아님.

4일째:
호빗들과 산 위에서 오도가도 못함.
보로미르는 진짜 짜증임.
아직도 왕이 아님.

6일째:
죽인 오크 수: 없음. 실망.
수염 업데이트: 거칠고 남자답게 보임. 나이스!
김리에게 계속 드롭킥을 날리고픔. 참고 있음.
아직도 왕이 아님.

10일째:
요즘 일기를 쓰지 못해 유감.
모리아의 광산은 아주 어두움. 커다란 발록.
오늘도 왕이 아님.

11일째:
죽인 오크 수: 7. 아주 좋음.
수염 업데이트: 지저분해 보임.

레골라스가 나보다 섹시할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내가 왕이었더라면 그는 나를 좋아할까?

28일째:
프로도가 곤란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
하지만 작업에 들어갔다간 샘 손에 죽을 듯한 예감이 든다.
그리고 털북숭이 발이 약간 깨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왕이 아님.

30일째:
로스로리엔. 갈라드리엘이 날 찍은 것 같음. 색녀.

보로미르랑 즐겁게 잡담.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닌 듯.

샤워했음. 으하!
하지만 아직도 왕이 아님.

32일째:
죽인 오크 수: 없음.
수염 업데이트: 미묘하게 털투성이.

레골라스가 자기 마음 속에
그림자와 위협이 자라고 있다고 얘기함.

아니, 왕 아님.

33일째:
죽인 오크 수: 수천. 아주 좋음.

보로미르가 오크에 살해당함. 실망.
보로미르 고이 잠들라.(가라 가)
아직도 왕이 아님. 하지만 최소한 보로미르는
내가 왕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듯.
피를 본 다음에야 그런 거지만.

34일째:
프로도 모르도르로 떠남.
혼자 가겠다고 해놓고 샘을 데려갔음. 어째서?

아직도 왕이 아님. 빌어먹을.



THE VERY SECRET DIARY OF
BOROMIR OF GONDOR

곤도르 사람 보로미르의 비밀일기

1일째:
엘런드의 회의에 참석하다.
아라곤은 언제나처럼 잘난척임.
그 엘프의 매력이라는 걸 조금 갖고 있다고
자기가 엄청 잘난 줄 안다.
내 말은, 넓은 가슴에, 단단하고 뚜렷한 근육질에,
야외에서 그을린 피부에, 남자다운 수염을 좀 갖고
있다고 해서 곧... 뭐지? 잠깐 삼천포로 빠졌다.

어떤 종류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동의함.
와중에 아라곤의....무례함 때문에 주위가 흩어짐.

웁스.

3일째:
멍청이같은 반지. 멍청이같은 여행. 멍청이같은 원정대.

4일째:
오늘 프로도가 반지를 떨어뜨렸다. 내가 주웠지만,
아라곤이 다시 그걸 돌려주라고 했다.
거만한 개x식. 곤도르의 뿔나팔로 녀석의...를
밀어버린다면 어떤 기분이 될지 궁금하...

멍청이같은 반지.

5일째:
아라곤이 프로도에게 푹 빠졌다는 건 자명함.

하하! 하!

무슨 짓을 하려 든다면 샘 손에 죽을 거다.

6일째:
아라곤은 아직도 프로도에게 빠져 있음.
"보로미르, 프로오오도오에게 반지를 돌려줘."
"보로미르. 내가 프로도를 카라드라스로 지고 가겠다."
"보로미르, 잠든 프로도의 머리를 자르고
반지를 가져가려는 건 그만둬."

뻔뻔스러운 편애가 제일 짜증남.

10일째:
아라곤은 왜 날 좋아하지 않는 거지?

11일째:
프로도를 모리아의 광산 밖으로 들고 갔다.

사실은 꽤 마음에 드는 일이었음.

윈데미르 삼촌처럼 호빗광이 되는 건 아니길 바람.
삼촌한테 그 이후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더더욱.
메리랑 피핀도 귀여운 것들이지만....

다른 소식으로는, 간달프 죽음.

30일째:
로스로리엔. 갈라드리엘 삼삼함.
그녀가 내 억세고 지저분한 남성미에 매혹되었다는 걸 확신.

레골라스가 갈라드리엘의 분수에서 목욕을 했다.
말썽을 일으킴. 하. 하. 쪼다같은 엘프.
머리도 염색하고 있는 게 틀림없음.
그리고 코에 뾰루지도 하나 났음.

아라곤은 우리도 목욕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했다.
같이 목욕하자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깨달았음.

멍청이같은 아라곤.

33일째:
프로도가 반지를 갖고 이상하게 행동함.
심지어 내가 보지도 못하게 함. 반지를 잠깐 보려고
프로도와 약간 난투를 벌였다는 건 인정해야겠음.
프로도가 투명인간이 되기 전까지 같이 뒹굴었음.
슬쩍 껴안고 싶었지만 참았음.
(얼굴에 펀치를 맞으니 조금 쉬워졌음)

아라곤이 질투하겠지. 하!

35일째:
오크들에게 살해당함.

멍청이같은 오크들.


THE VERY SECRET DIARY OF
FRODO BAGGINS

프로도 배긴즈의 비밀일기

1일째:
엘런드 성관에서 긴 잠을 자고 깨어났더니 훨씬 기분이 좋음.
그리고 샘이 굉장한 안마랑 버블바스를 시켜줬다.
플라토닉한 형제에는 아주 멋지다.
어째서 샘이 내 발가락을 햝아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엘프식 약 처방하고 관련이 있는 것임이 틀림없다.

3일째:
모르도르로 반지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뒤에 생각해 보자니, 바보짓을 한 것 같다.

4일째:
아라곤과 보로미르가 누가 나를 카라드라스로
업고 갈 것인지에 대해 심하게 싸웠다.
아라곤은 보로미르를 눈밭 위로 밀쳤고,
보로미르는 아라곤의 귀를 물어뜯었다.
반지는 내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틀림없다.

6일째:
깨어나서 아라곤이 내 셔츠의 단추를 가지고
놀고 있는 걸 발견했다.

반지를 노리고 있는 게 틀림없다.
빌어먹을 반지의 유혹같으니라구.

뭐,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을 테지만.

10일째:
오늘 레골라스가 자기 활로 내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었다.

아연실색. 레골라스가 반지를 원하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음.

정말 끔찍한 힘을 가진 물건임에 틀림없다.

11일째:
간달프가 자기가 할 수 있는 아주 이상한 마술을 보여줬다.
뾰족한 마법사 모자는 쇼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

반지가 그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그가 아주 괴상한 사람인 것인지 궁금함.

24일째:
결국엔 휴식. 모리아의 광산은 너무 어두워서
아라곤이 요즘처럼 나를 찾아내서 꼬집지 못한다.

간달프가 그림자 속으로 떨어졌다.
뾰족한 모자가 사라지는 것을 보니 슬펐다.

27일째:
로스로리엔은 아주 예쁘다. 갈라드리엘도 예쁘다.
절대반지를 주려고 했는데, 그녀는 "아니, 내가
당신에게서 원하는 건 다른 거에요, 프로도 배긴즈"
라고 되풀이하며 내 반바지 속으로 발을 밀어넣으려 했다.
반바지를 좋아하는 것 같길래, 내 여분의 반바지를 선사했다.
로스로리엔에서는 반바지가 부족한 모양이다.

30일째:
하루종일 배에서 노를 저었다. 아주 지쳤음.
메리와 피핀이 단체로 안마를 해주겠다고 했다.
이런 사려깊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반지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기쁘다.
등을 그렇게까지 자주 문지를 필요는 없었지만.

피핀은 우리가 사촌간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겠지? 그렇지?

그렇지?

33일째:
보로미르가 반지를 가져가려고 했다.
백퍼센트 확실하진 않지만, 잠깐 또
끌어안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보로미르가 꽤 몸집이 큰 관계로, 아주 당황했다.

36일째:
모두 다 나한테 덤벼듬. 견딜 수 없다.
모르도르를 향해 떠남.

샘도 함께 간다. 다행이다. 샘의 특기인
플라토닉한 형제애의 발 마사지도 더 받을 수 있겠지.

그래도 일행을 떠나는 건 슬프다.
김리가 마음에 들려고 했었는데.
뭐, 어차피 나를 좋아했을 리 없지만.


THE VERY SECRET DIARY OF
PEREGRINE TOOK


페레그린 투크의 비밀일기

1일째:
야채를 훔치던 중에 샘이랑 프로도하고 부딪치다.
옥수수밭 위에서 프로도와 나이스하게 뒹굴려는데
샘이 억지로 떼어냈음.
하인이 지나치게 친한 척 하며 극성맞게 구는데,
이래도 좋은지 프로도랑 조용히 얘기를 좀 해 봐야겠다.

언덕에서 굴러 떨어짐.
메리는 당근을 부러뜨려서 굉장히 실망한 듯.

2일째:
리벤델 나이스함. 하지만 샘이랑 같은 방을 쓰는 건 싫음.
언제나 물에 흠뻑 젖어있는데다가 딸기 비누 냄새가 지독함.
그리고 엘프들이 나를 정교한 정원 장식품쯤으로
착각하는 데에도 질렸음.

3일째:
장난으로 반지 원정대에 참가.
일행은 좋은 사람들 같지만, 레골라스는 좀 성깔이 있는 듯
하다. 어제 레골라스는 자신이 원정대에서 제일 예쁜
엘프라는 걸 내가 인정할 때까지 크레바스 위에서
날 거꾸로 잡고 흔들어댔다.
크레바스가 꽤나 깊었기 때문에, 이 일행 중에
엘프는 당신밖에 없지 않느냐는 점을 지적할 생각은
차마 들지 않았음.

7일째:
처음 만났던 이후로 25일은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아라곤은 머리를 감지 않았다.
점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함.

9일째:
보로미르에 대한 샘의 생각은 죄다 틀렸음.
진짜 괜찮은 사람임. 오늘 밤 같이 산책을 하자고 간청받았음.
곤도르의 뿔나팔도 불어보게 해주겠다고 했음. 으와 기대됨.

그날 밤:
곤도르의 나팔은 서쪽의 군대를
소집하기 위한 거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매우 교육적이었음.

11일째:
모리아의 광산, 아주 어두움.
하지만 덕분에 보로미르가 날 구석으로 몰아넣고는
아라곤이 얼마나 둔하며 호빗에 집착하는
븅신인지에 대해 투덜거릴 일이 없어서 조금 안심됨.
내 의견을 말하자면,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임.
하지만 아라곤이 프로도한테 반해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겠지만.

13일째:
레골라스가 아라곤의 장화 밑창에 왁스칠하고 있는 걸 발견함.
아라곤이 왜 레골라스 쪽으로 잘 넘어지는지 이제 알겠다.
교활한 엘프로다.

아라곤은 아직도 머리를 감지 않았다.

14일째:
간달프 죽다. 모두 시무룩함.
원정대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 레골라스가
실마릴리온의 한 장면을 뮤지컬로 시연했다.
모두 여전히 시무룩함. 레골라스는 3000살 먹은
엘프 왕자답게 삐져서 사라짐.

15일째:
로스로리엔 아주 예쁨.
김리가 목욕하고 있는 걸 우연히 봐버렸다.
간달프가 세상엔 오크보다 무서운 게 있다고
말했던 것의 뜻을 이제 알겠음.
몇 주 동안 악몽을 꿀지도 모름.

16일째:
아라곤이 머리를 감았다. 만세.

20일째:
보로미르가 나한테 시를 바쳤다.
메리 말로는 내가 그를 리드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내가 여자애처럼 소리를 지른다는 말도 했다.
사실 메리는 대부분의 경우 정말 개x식임.

시는 별로였음. 각운도 안 맞음.
무시당한 듯한 느낌.

30일째:
보로미르에게 아직 할 생각이 안 든다고 했더니,
오크한테 가서 죽어버렸다. 정말이지.
인간은 가끔 너무 지나치게 예민하다.

우르크-하이에게 유괴됨. 별로 우호적인 타입은 아닌 것 같음.
오크들 냄새 아주 지독함.
갑자기 보로미르가 그리워짐.


THE VERY SECRET DIARY OF
SAMWISE GAMGEE


샘와이즈 갬지의 비밀일기

1일째:
프로도가 모르굴의 검에 찔렸음. 안 돼! 하고
피핀이 비명을 질렀다. 피핀한테 프로도님은 죽기엔
너무 섹시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말해 주었다.

내가 너무 큰 소리로 말했나?

3일째:
프로도님을 따라 리벤델로 가다.
엘프들이 치료해 줄거라 했음.
간달프는 무의식 상태의 불쌍한 프로도님이
더러운 옷을 벗도록 도와주라고 했다. 그래서
옷을 벗긴 다음 목욕을 시켰다. 한번 더 시켰다.
그 다음에 또 시켰다. 간달프가 와서는
'목욕 여섯 번이면 충분하다, 샘와이즈 갬지'라고 말했다.

늙은 건달 할아범은 아마 제2기 이후로
목욕한 적이 없는 모양임.

4일째:
프로도님을 목욕시킬 때도 다시 되지 않았을까?

5일째:
엘프식 버블바스는 색깔도 가지가지고 예쁘다.

간달프는 재미없다.
흥.

6일째:
프로도님이 깨어났다! 손가락이 쭈글쭈글하게
불은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것만 빼면 상태가 좋아 보인다.

목욕에 관해선 아무 말 않기로 결심했다.

7일째:
엘런드 회의에 숨어들어감.
프로도 모르도르로 반지를 가져가겠다고 자원하다.
프로도님은 너무 용감하고 잘 생긴데다 키도 크고 멋져어!

그래 알았어, 그렇게 키가 큰 건 아닐지도 몰라.

8일째:
모르도르를 향해 떠남.
원정대의 다른 멤버들은 내 생각엔 아주 위험하다.
특히 보로미르. "메리와 피핀에게 칼싸움을 가르친다"라고?
그럼 로벨리아 아줌마가 내 고모겠다.

9일째:
아라곤도 보로미르만큼 위험함.
프로도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 틀림없음.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내 손에 죽을 것임.

10일째:
모리아의 광산은 아주 어둡다.
어둠 속에서 아라곤이 프로도님을
잡으려고 할 때마다 칼등으로 때려줬다.

간달프가 심연 속으로 떨어졌다.
프로도님은 나중에 뾰족한 마법사 모자에 대해
뭐라고 얘길 했었는데, 나는 샤이어 출신의 순진하고
어린 호빗인지라 뭔 얘긴지 모르겠음.

피핀 말로는 레골라스가 김리를 좋아한다고 한다.
우웩.

15일째:
로스로리엔 아주 예쁨. 금발의 엘프 귀부인이
불쌍한 프로도님을 완전히 찍어버렸다. 피핀도 이에 동의.
난 그 둘이 키 차이가 나서 관계가 불가능할 거라고 말했는데,
피핀은 프로도님이 죽마를 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피핀이 싫다.

22일째:
로리엔을 떠남. 욕심 많은 엘프 마님 안녕.

정확히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겠으나, 배를 받은 걸 보니
확실히 물과 관련된 장소인 모양임.
사실 프로도님과 같은 배를 타는 이상 상관없음.

23일째:
보로미르가 결국 프로도님을 향한 감정을 드러냈다.
물론 거절당했지만(만세!) 그 전에 충분한
웃음거리를 제공했다.
반지를 손에 넣어서 세상을 통치하고
악을 쓰러뜨리려 했다는 주장이지만,
그게 죄다 뻥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렇잖아?

24일째:
보로미르가 오크들한테 살해당했다.
오크들도 쓸만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았다.

프로도 모르도르로 떠남. 나도 데려감. 만세!
프로도는 김리한테 작별인사를 하는 게 엄청나게
유감인 모양이고 또 우울한 듯 해서, 뭔가 좀
위로가 필요할 것 같다.

흐흐 두고 보자.


THE VERY SECRET DIARY OF
SARUMAN THE WHITE

백색의 사루만의 비밀일기

1일째:
심심함. 아이센가드엔 케이블 TV가 없음.
갈색의 라다가스트와 아마빛의 맨프레드에게
무례한 익명 편지를 쓰는 것 이외엔 할 일이 없다.

어쩌면 팔란티르("천리안 돌"..-.-;)를 들여다볼지도 모름.

2일째:
팔란티르를 통해 엄청 나이스한 남자를 만났음.
내가 중간계에서 제일 강한 마법사라는 사실과는 상관없이,
나를 그저 나 자신으로서 좋아해 줄 사람 같았다.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궁금하다.

3일째:
팔란티르 남자의 미몽에서 깨어나는 중.
커다란 눈동자 사진만 하나 보여주더니,
그 이상의 사진을 보내는 걸 거부했음.
말은 자기가 수줍음이 많아서 그런다지만, 내 생각엔
뚱보거나 털북숭이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됨.
팔란티르로 사귀게 된 케이스에 관해
아주 나쁜 이야기들을 들었음.
당분간 좀 머리를 식히는 게 좋을 듯.

7일째:
것 참, 팔란티르 남자가 모르도르
암흑의 군주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음.
팔자려니 생각함. 그리고 그렇게 최악의 상황은 아님.
사우론은 뚱보도 털북숭이도 아니고,
단지 악의 세력일 뿐이지 않은가.
이제 가봐야겠음. 세계를 쓸어버릴 거대한 악마 군단을
일으켜야 함. 매니큐어 치료 스케줄도 잡아야 함.
손톱을 뾰족하게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님.

9일째:
또 시작이다. 내가 갑작스런 손님을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간달프가 우연히 지나는 길에 들렀다며
쫄랑쫄랑 찾아왔다. 계속 이번 남자친구한테 선물했다는
반지 얘기를 하고 싶어했음.
늙다리 간달프는 지독한 변태 호빗광. 현자회의 수치다.
자기는 호빗을 낚았는데 나는 고작 눈동자 같은 것하고나
데이트하고 있다는 걸 일러주며 자랑하고 싶어했음.
좋다. 백색의 사루만은 이런 취급은 참을 수 없다.
간달프에게 내 마법사 레슬링 페더레이션에서의
동작을 선보였다. KO 시켰음. 앗싸 좋구나.

13일째:
간달프를 괴롭히자고 계단 8백만개를
오르락내리락 하자니 신물남.
좀 가까운 던젼에 가둬놓고 편하게 괴롭힐 걸 그랬다.
그럼 아침밥 꼭꼭 챙겨먹고 기력 낼 필요도 없을 텐데.

14일째:
누가 오크들한테 껌 뱉고 다니는 거야? 솔직히 불어.

15일째:
열심히 놀려먹고 있는 와중에 간달프가 탈출했다.
뭐 좋음. 이제 매일 등반을 하지 않아도 됨.

16일째:
팔란티르 시청중. 간달프는 단체로 캠프 여행을 간다고
야단법석임. 일행은 호빗 넷, 누렁이 엘프 하나, 꽤 삼삼한
인간 하나--이런 젠장, 아라손의 아들 아라곤이잖아.
아직도 왕이 아니라며 징징거리길래 아이센가드 밖으로
쫓아냈었는데. 그러고는 수상한 인간이 하나 더 있고,
털북숭이 도롱뇽같아 보이는 동물도 한 마리 있다.
어쩌면 드워프일지도 모름.

엄청난 건달패로다.

20일째:
아이센가드 지하 동굴에서 오크와 고블린을 교배했다.
오크와 고블린은 저녁식사와 꽃이라는 응원책을 써서도
교배시키기 만만치 않은 족속들이라, 아주 지루한 경험이었음.
다음엔 좀 더 쉬운 길을 찾아봐야겠음. 고블린이랑
치어리더들을 교배시켜서 최고 발랄한 군대를 만든다던지...
그럼 낮에 진군할 수도 있을 테고, 분홍색 유니폼이 싫다고
투덜거리지도 않겠지.

22일째:
사우론을 위해서 악마 군대를 만들겠다고 했을 땐
이렇게 일이 지저분해질 줄 몰랐음.
백색의 사루만이 되겠다던 결단을 저주함.
진흙색의 사루만이라든가, 푸르딩딩한 사루만이 될 것을.
흰색 옷은 진흙 튀긴 게 고스란히 티가 난다.

24일째:
팔란티르를 계속 들여다보다 보면,
간달프의 뾰족모자 트릭을 볼 수 있을지도?

25일째:
간달프가 뾰족모자 마술을 해버렸다!
반지 운반자는 대단히 감명을 받은 듯.
아라곤은 분명 반지 운반자의 바지를 벗기고 싶어한다.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을 거다.

26일째:
털달린 도롱뇽이 드워프라는 건 거의 확실함.
드워프가 호빗 하나랑 헬멧 보물찾기를 하는 걸 발견했다.
또 다른 인간 하나는 곤도르 사람 보로미르인 것 같다.
미니스 티리스의 섭정관한테 달려가서 "곤도르"는 꼭
"고나드(생식선(性腺))" 같이 들리니 좀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어 환장했던 건
나 한 사람뿐일까? 나뿐일지도...

28일째:
우르크-하이 출장 완료.
오늘 원정대를 약간 들여다봄. 보로미르가
제일 작은 호빗한테 "곤도르의 뿔나팔을 불어 보라"고 권했다.
제2기 때 발록과 간달프를 이어줬더니만 간달프가 발록한테
레스토랑 계산서를 떠넘기고 튀었던 일 이후로 이렇게
심하게 웃어본 적이 없었다. 팔란티르 최고임.
케이블 TV보다 훨 나음.



THE VERY SECRET DIARY OF
GIMLI, SON OF GLOIN

글로인의 아들 김리의 비밀일기

1일째:
으르릉. 크오.

2일째:
리벤델에서 안절부절못함.
엘프들 사이에 끼어 있자니 소화가 안 됨.
엘런드에게 방을 2층으로 옮겨달라고 했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호빗들이 향초를 켜 놓고
목욕하는 게 보이기 때문임. 웃기는 짓거리임.
어젠 딸기비누 물벼락을 맞았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수염이 이제 부드러워져서 윤기가 난다는 이점이 있다.

3일째:
엘런드가 방을 옮겨주려 하지 않는다. 오늘 아침 또
호빗들과 마주쳤음.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는 중인가?
근친교배의 얼간이 무리 같으니. 그것들이
제대로 된 수염을 기르지 못하는 게 당연함.

7일째:
아라손의 아들 아라곤이 호빗광이 아닌가 의심됨.
발에 털난 가죽 반바지 차림의 난쟁이들 때문에
섹시한 엘프 약혼녀는 아주 안중에도 없음.
다행히도 나, 글로인의 아들 김리가 여기 있어
그녀를 돌봐 주리라.

조금 후:
엘프 여인은 내 귀를 덥혀주기 딱 좋은 키다. 으하!

9일째:
모험을 떠나기로 함. 아르웬은 지독한 집착을 보였음.
그러나 나, 글로인의 아들 김리는 한 곳에 묶이지 않으리라.
우리의 관계에 대해 의논하며 리벤델에 머무느니
민감한 호빗이나 간들거리는 엘프들하고
시간을 보내는 게 낫겠음.

13일째:
카라드라스 정상 아주 추움. 누가 호빗을 산으로
지고 갈 것인가에 대해 큰 싸움이 있었음.
레골라스한테 제대로 머리 땋는 법을 가르쳐주느라고
바빴던지라 가담하진 않았음.
아라곤이 반지 운반자를 집어들어
자기 배낭 속에 쑤셔넣자 싸움이 끝났음.
잘 하는 짓이다, 이실두르의 후계자여.
반지 운반자를 질식시켜라. 정말 이 사람들은...

14일째:
모리아의 광산. 약간의 계산 착오가 있었던 듯.
사촌 발린은 적어도 60년 전에 죽었던 모양임.
모리아 친척들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가 온 지도
꽤 되었으니 진작 알아차려야 했는지도 모름.
하지만 어떻게 모든 걸 다 기억하고 사나.

15일째:
간달프가 그림자 속으로 떨어졌다. 일행은
슬픔을 나눈다는 핑계로 바위 위에서 호빗들을 껴안아댔음.
보로미르의 남성적인 포옹을 받았음.
하지만 곤도르의 뿔나팔이 내 명치 부위를 계속 찔러댔음.

16일째:
아라곤이 프로도한테 빠져 있다고 레골라스가 얘기해줬다.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을 거다.

그 구구한 엘프의 시 구절들과 남자들간의 위대한
전사적 유대라는 게 그저 거대한 은폐전략이 아니었나
의심하기 시작함.

20일째:
로스로리엔. 갈라드리엘은 꽤나 삼삼함.
호빗들이 사라지고 보로미르가 아라곤을 쫓아다니고
있던 동안, 그녀에게 드워프 트릭을 몇 개 시연했다.
켈레보른만 빼곤 모두 대만족이었음. 다시 생각해 보니,
어쩌면 그녀가 켈레보른이었던 것 같기도 함.
엘프들은 잘 구별할 수가 없음.

22일째:
로스로리엔을 떠남. 며칠째 보트에서 노만 젓고 있음.
아주 외로워지고 있음. 호빗들은 그렇게 나쁘지 않음.
아줌마 머리를 했는데도 사실 꽤 귀여움.
프로도 옆에 가려면 샘한테 무릎을 물리기 십상이고,
피핀은 보로미르와 데이트 중이므로, 메리한테 오늘 밤
달빛을 받으며 산책이나 하자고 물어봐야겠음.
남자들간의 전사적 유대 만세.


THE VERY SECRET DIARY OF
MERIADOC BRANDYBUCK

메리아독 브랜디버크의 비밀일기

1일째:
파티에서 불꽃놀이를 하다가 말썽을 일으킴.
사실 간달프는 딱히 화가 났다기보다는,
이걸 구실로 해서 우리 어린 호빗 소년들이 땀투성이로
물에 젖은 모습을 보려 했던 게 아닌가 의심스러움.
설거지 벌이 [간달프의 지팡이 닦기] 벌로 이어지고,
그 다음엔 [간달프의 발 마사지] 벌에서 [양배추 밭에서
벌거벗고 등넘기] 벌로 이어지자 의심은 더욱 더 커졌음.
내 말은, 정말 그 영감 누굴 갖고 놀려고 드는 건가?
특히 그 발 마사지 말이다.

2일째:
딱 내 취향인 당근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일진이 좋았음.
피핀이 양배추 여섯 개, 감자 두 부대, 옥수수 세 자루를
훔쳐냈을 때까지만 해도 더더욱 일진이 좋았음.
하지만 피핀이 좀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았나 생각함.
내 말은, 옥수수 두 자루까지야 거뜬히 가져갈 수 있었겠지만,
아침밥 먹기 전엔 무리였단 말임.

옥수수 밭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던 와중
프로도랑 부딪쳤음. 웁스, 그 대가로
충직한 하인 샘과도 부딪쳤음.
피핀은 프로도를 계속 껴안고 있으려 했으나 샘이 방해했음.
샘은 또 굉장히 놀라운 타이밍으로 피핀을
절벽 아래로 굴러뜨렸음.
잇따른 난투 중 당근이 부러졌음. 몹시 슬픔.

3일째:
프로도, 샘, 피핀과 함께 들판을 가로질러감.
한물 간 검정색 의상을 껴입은 극성쟁이 흑기사들에게 쫓김.
회색의 간달프에게도 전에 충고해준 바 있지만,
흑-백 모드는 진짜 촌스러움.
프로도는 옛날 애인들한테서 도망치는 거였을까?
아직 정리 못했나? 요즘 호비턴에서 호빗 스워핑이
크게 유행한다고 들었음. 내가 그런 걸 하고 싶단 얘긴
아니지만.

5일째: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짐. 브리에 머물렀다가 면도도 안 하는
반정부적 인간한테 픽업됐다. 인간은 변태 호빗광임이
분명한데, 아무도 내 얘길 듣지 않는다. 우리들의 안락한
숙소로 돌아가는 대신 자기 방에서 침대를 같이 쓸 것을
주장했음. 그리고는 침대에서 광란의 호빗 4p라도
하고 싶었던 모양인지 밤새 서성거렸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대신 피핀이 샘을 타고넘어
프로도 쪽으로 가려는 걸 막느라 밤새 피핀의 허리띠를
붙들고 있어야 했다. 피핀, 죽기 전에 원이라도 풀자는 건가?

6일째:
호빗광 인간이 간지럼을 태워서
아주 불쾌한 와중에 깨어났음.
당장 집어치우라고 말했더니 남자는 왜
어젯밤과는 얘기가 다르냐고 항변했음.
잠깐 어리둥절했으나, 남자가 나를 피핀으로
착각한 것이라는 사실을 곧 깨달았음.
설명했음. 인간은 엄청 당황하더니 사실은
자기가 왕이 될 거라고 변명한 다음 슬슬 물러났음.
그래. 그럼 난 머크우드의 엘프 여왕이다.

7일째:
리벤델. 욕실 바로 옆방을 쓰고 있음. 물 끼얹는 소리가
밤새 들리고, 딸기향 비누 때문에 바닥은 온통 미끌미끌함.
어젯밤 잠시 깼는데 엘런드가 내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온 것을 발견했음. 자기가 이불 속에서 더듬던
호빗이 피핀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자 엄청 당황하더니
빠져나갔음. 이름표를 장만하기로 결심했음.

9일째:
특수 엘프 접착제를 써서 당근을 고쳤음. 만세!

11일째:
피핀을 감시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기로 했음.
또한 프로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궁금한데,
아라곤이 프로도를 마음에 들어하는 게 명백하기 때문.
물론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겠지만.

아라곤이 무슨 짓을 하길 바람.

15일째:
보로미르가 칼싸움을 가르쳐 줌. 고루한 수작.
진짜 노골적임. 언제나 칼을 자기 바지 속에 빠뜨리고는
우리들한테 꺼내달라고 부탁함.
오늘 보로미르가 프로도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는데
아라곤은 거의 보로미르의 목을 따려고 들었음.
인간들은 너무 재밌다.
오늘 아침에 엘프가 운동하는 걸 피핀이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가지(eggplant)를 미끼로
겨우 주의를 돌렸음. 야채가 다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음.

16일째:
보로미르가 산책하러 가자고 청했음.
그 구닥다리 곤도르의 뿔나팔 트릭에는 안 넘어간다.
안 넘어가. 안 넘어가. 으, 제기랄. 이번만임.

19일째:
기분이 나쁨. 보로미르가
아주 나쁜 타이밍에 날 피핀이라고 불렀음.
나는 메리이고, 우리들은 지난 3주간 의미 있는 관계를
쌓아 왔다고 지적해 주었으나, 보로미르는 그저
소리내 웃더니 내 머리를 토닥거렸음.
보로미르 또한 나와 피핀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음.
로맨스에 있어서도 나는 영원히 식별 불가능한
백업 호빗으로 남겨질 운명인가 봄.
드라마틱한 머리 모양을 고려중.
어쩌면 모호크족 머리형이 좋을지도 모르겠음.

20일째:
모호크족 머리를 했으나, 모리아의 광산은 아주 어두운지라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음. 피핀을 제대로 감시하기 힘듬.
자다 깨 보니 레골라스가 내 이불 아래로 슬그머니
들어와 있었음. 나는 피핀이 아니라고 말해줬음.
레골라스의 대답은 "별 차이도 없는데 뭘".
엎치락뒤치락하던 중에 당근을 또 부러뜨렸음.
고쳐달라고 간달프한테 갖다줬음.
간달프는 "투크의 바보녀석 같으니!
네 야채를 고치는 것말고도 난 할 일이 많다!" 라고 말했음.
뾰족모자가 무서웠던지라 간달프의 실수를
정정해주진 않았음.

22일째:
간달프가 그림자 속으로 떨어졌다.
당근도 가져갔음. 엄청 화남.
최선을 다해 피핀을 위로했는데, 이미 레골라스의 실마릴리온
누드 뮤지컬 공연 덕분에 엄청 기운이 난 모양이었음.
너무 자극이 강해서 난 끝까지 보기 힘들었음.

28일째:
로스로리엔. 어젯밤 50명 이상의 엘프 및 우드척 한 마리의
방문을 받았고, 내내 내가 피핀이 아니라는 걸 알려줘야 했음.
물론 피핀은 어디론가 사라졌음. 아마 보로미르와
노닥거리는 중일 터. 뭔가 조치를 취해야만 함.
우드척은 지독하게 끈덕졌음. 차라리? 안돼, 그럴 수야 없지.

30일째:
오크들에게 유괴됨. 모두 계획대로임.
탈출하려면 미인계를 써야 할 거라고 피핀한테 얘기해줬음.
피핀은 기쁜 듯. 탈출하려면 나부터 꼬셔야 할 거라는
뜻이었다는 걸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자. 그리고,
보로미르가 안 볼 때 그 인간한테 커다란 노란색 과녁을
그려넣은 상으로, 오크들이 쌔끈한 새 당근을 줬음.
전부 종합하면 아주 일진 좋은 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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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반지의 제왕 유머 입니다 kongbw 2367 200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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