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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15287] 여자 개발자가 적은 이유...
박지훈.임프 [cbuilder] 8977 읽음    2008-10-31 02:50
SW 업계에 여자 개발자가 적다는 데 대해 불만 혹은 아쉬움을 가진 개발자분들이 적지 않은 거 같은데요.
특히 젊은 미혼 남성 개발자들이 많이 아쉬워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

사실 SW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는 여자에게 나쁠 것이 없을 직업인데, 실제로는 여자 개발자는 보기 힘들죠.
물론 웹 개발 쪽에는 상대적으로 여자 개발자가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역시 기대할 만한 정도는 아닙니다.
저도 항상 그 이유가 궁금했었는데요.

근데 당장 제 와이프도 여자 개발자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와이프와 제가 같이 일해본 여자 개발자들을 지켜봐오면서 생각해봤었습니다.

SW 업계는 의외로 남성 문화가 아주 강한 편입니다. 소수에 대한 배려보다는 단합을 우선적으로 외치고, 으쌰으쌰해서 같이 해치우자, 뭐 그런 거 있죠. 또 놀아도 한번 회식 하면 무조건 다 뭉쳐야 하고, 일단 뭉치면 몇차를 가야 하고, 이런 식이죠. 여기 포럼에도 남자 개발자가 절대 다수이니까, 이런 얘기를 해도 '그게 뭐가 문제야? 당연한 거잖아?' 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물론 그게 큰 문제는 아닙니다. 장점도 많구요. 하지만 여자들에게 편하거나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문화도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여자가 많은 조직은 좀 다릅니다. 무조건적인 단합 같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 의기투합해서 으쌰으쌰, 뭐 이런 건 다수 여자들의 체질과는 좀 다릅니다. 그런 집단적인 모임을 남자들보다는 덜 선호하고 개인적이고 비공식적, 사적인 모임을 더 선호합니다. 일을 해도 확실히 자신에게 명시적으로 할당된 일만 하고 싶어합니다. (이거 절대로 나쁜 것 아닙니다.)

생물학적 성별이 남자라서 자연히 익숙한 것보다는, 남자로 자라왔기 때문에 그런 문화에 익숙해지고 당연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래서 남자의 '속성'이 아니라 남성 '문화'입니다. 어떤 면에서 군대 문화의 강한 영향이기도 합니다. 반면 여자들은 여자로서 자라왔기 때문에 당연히 남자와는 다릅니다.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런 게 여자 개발자가 적다는 현실에서 오는 결과적인 면도 물론 크지만, 제 생각에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보통 'SW 개발이야 책상에 앉아서 하는 건데 여자라고 해서 남자보다 힘들 게 뭐 있어' 정도의 인식부터 시작하니까, 오히려 여자와 남자의 차이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사소한 것부터 말입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당연히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잦아집니다. 성별이 다르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비난 받을 문제가 전혀 아닌데도, 명시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서로(남자쪽과 여자쪽 모두) 불만이 쌓이게 됩니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꼭 여자 개발자 뿐만 아니라 뭉쳐서 같이 자주 술잔을 나누지 않는 직원들과는 아무래도 소통이 좀 덜 됩니다. 업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몽땅 뭉치는 술자리에서 해소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입니다. 원칙으로 보자면 이게 잘못된 겁니다. 나중에 술 한잔 하면서 풀면 되지, 하고 서로 스트레스가 쌓이도록 방치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성별의 차이를 포함해서, 한 조직에 이질적인 존재가 받아들여지려면 그 차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SW 개발에서는 여자도 남자와 똑같아, 라고 생각하는 남자가 다수라면 여자 개발자가 진입하기는 당연히 어렵습니다.

야근의 문제도 그렇습니다. 물론 여자이기 때문에 밤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여자들이 야근을 기피하는 것은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남자들은 동료가 늦게까지 잔업을 하면 어떻게든 도와서 같이 해야한다는 강박감을 많이 느끼는 편이고 때로는 자신은 할 일이 전혀 없거나 굳이 야근까지 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같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남자들은 흔히 그렇게 자랍니다. 특히 군대가 있어서 더 그렇습니다.

그건 분명히 말해서 남성 문화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퇴근은 도피가 아니라 재생산을 위한 휴식을 위해서이니까요. 군대 등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경험을 덜 하는 여자로서는 그런 문화를 이해할 수도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제 와이프를 생각해보면, 비교적 남성 문화에 잘 적응한 편입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술자리를 좋아했고 또 뭉치는 것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신혼초에는 곤드레만드레 된 와이프를 모시러(!) 차끌고 간 적도 여러 차례 있었는데, 헤롱거리면서 동료 직원들 앞에서 큰소리치는.. 한 마디로 평소에는 안그러는데 술한잔 들어가면 보스 기질이 나옵니다.

하지만 역시, '모두' 뭉쳐서 단합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몇몇 마음통하는 동료들하고만 따로 술을 마시는 것을 많이 좋아합니다. 물론 남자들도 그런 편이지만, 단지 단합을 위해서 전체 모임을 하는 것은 많이 싫어하죠.

그러면, 우리 회사는 여성 개발자를 적극 배려하는 분위기인데 왜 여자가 안들어오냐 뭐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한두 개 기업이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나아질 문제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여자를 많이 배려하는 A개발회사가 있다고 해서 그 A회사가 속칭 '신이 내린 직장'이 아닌 이상 A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자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여자가 과연 있겠습니까.

물론 시간이 더 지나면 나아지기는 하겠죠. 남자들 사이에서도 군대 문화가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는 않고 또 조직 문화도 전보다는 덜 딱딱해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개발자를 선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굳이 여자 개발자들을 많이 양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관리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남성 문화가 지배하는 조직이 관리하기에 편합니다. 여자 개발자가 좀 많아진다고 해서 선발할 수 있는 인력 풀이 딱히 엄청 커지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다수 기업들은 굳이 여자 개발자들을 배려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자들이 스스로 진입하려고 애를 쓰는 업계들에서야 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배려를 요구하니까 아무래도 여직원에 대한 배려의 문화가 상대적으로 빨리 나아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SW 업계는 아무래도 여자들이 아주 선호하는 업계도 아니고 하니까 아무래도 많이 더디죠.

여자 개발자가 많아지도록 하기 위해 당장 기업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시퍼런 후배들이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모습들이 안타깝다면 선배들이 조금이라도 여자이니까 갖는 차이점에 대한 이해를 더 해주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이라도 해줘야겠죠. ㅎㅎㅎ


JBMEX 님이 쓰신 글 :
: 신입하나 뽑는거 뭐 대수라고 글 올렸냐고요? ㅎㅎ
: 홀아비 냄새나는 칙칙한 사무실에 어울리지 않는 참신한 자원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 관련학과에 교수로 재직중인 동기한테 인력송출을 부탁해서 소개받은 친구인데
: 많은 경우 추천은 성적순이라 우리와 연이 닿을 팔자였던 모양입니다.
: - 뭐 다들 아시겠지만 학교 성적은 늘 여학생들이 상위권을 이루게 마련입니다. -
:
: 사장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지만 사실 여자개발자나 매니저는 한쿡같은 상황에서는
: 한계가 많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남자냐 여자냐 사람 자체의 문제가
: 아닌 사회와 업계 시스템이 문제인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번에 저희한테 걸린(^^::)
: 이 친구는 일에 접근하는 마인드와 성격 자체가 남녀를 따지지 않아도 될 만큼
: 괜찮다고 느껴져서 성별을 따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
: 우리회사가 아주 애자일하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해지고 난 뒤의
: 시간이나 주말의 로동을 기피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신입한테 큰 충격은 주지
: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성별을 의식해서 차별을 두고 싶지는 않지만 정말
: 제대로 잘 키워서 편견에서도 자유롭고 어디가도 사랑받는 여자 개발자의 전형을
: 만들어보고 싶군요. : )
:
:
: 고백1. 제가 이때까지 본 개발직에 종사하시는 여자분들은 성격이던지 행동패턴이던지
: 사실 좀 이상했습니다.
: 고백2. 뭐.. 키우니 마니 그런 소리를 해대기는 했지만 저 섬나라 육성시뮬 덕후 아닙니다.
: 그런거 아주 싫어합니다.
양병규 [bkyang]   2008-10-31 09:45 X
저는 여성 개발자하고는 일을 잘 안할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현재 저 포함 개발자 4명중에 2명이 여잡니다. ^^; 우리팀 말고 다른 팀에도.. 고개를 들어서 파티션넘어로 보이는 까만 머리들을 보니... 여자가 하나,둘,셋,넷...아휴 넘 많네여... ^^; 암튼... 세미나할 때 참석하는 여자의 수보다 일할 때 같이 있는 여자의 수가 훨씬 더 많다는... ^^;
JBMEX [edchang]   2008-10-31 10:20 X
댓글 잘 읽었습니다. 지훈님 말씀에 동감하고요.
본문에서 말씀하신 내용 중

>> 일을 해도 확실히 자신에게 명시적으로 할당된 일만 하고 싶어합니다.
(이거 절대로 나쁜 것 아닙니다.)

이 부분보고 몇가지 감정이 교차해서 댓글 남깁니다.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프로젝트가 한참 진행 중에 어떤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음에도 불구하고 또 그러한 사항을 기본적 지식만 가지고 있다면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명시된 것만 깔끔하게 처리하는 친구들을
몇몇 봤습니다. 거기다가 나중에 그런 태도에 대해서 토론을 벌이다가 말싸움으로
번지는 것도 몇번 본 적 있고요. 니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하면서... ㅎㅎ

우리 팀이 하는 일과는 별 관계 없는 자바쪽 개발내용이 많이 들어가는
흔히 본부업무라고 불리우는 업무 프로세스 개발 쪽 팀에서 그런 일이 가끔씩
벌어지더군요. 개발인원도 우리쪽과는 달리 아주 많은 편이더라구요.

품질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이므로 애시당초 이런 상황 자체를 일어나게 만든
매니저나 리더가 병신인 경우가 많으니 누가 잘못한건지 왈가왈부할 가치조차
없다고 보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팀도 다르고 서로 비슷한 직급레벨이니 나름대로
매니저 견장 달고있는 상대방한데 막말(^^;)을 맘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런 문제를 그냥 구경하는 것 조차 개발업무량 스트레스보다 더 짜증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업무에 접근하지 않은 개발자를 탓하기에는
그들(저러한 분쟁의 경우 당사자들은 프리랜서가 대부분이죠.)이 그러한 행동패턴을
보일 수 밖에 없게 하는 이 업계 시스템이 참 싫습니다.

이 쪽 업계도 금융계의 아엠에푸같은 큰 파도가 한번 휩쓸고 지나갔으면 좋겠군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생산효율 이론을 가지고 있는 병신같은 매니저들은 모두
사라지고 생각의 개혁을 일으킬 필요가 마구 느껴지는 때입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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