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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7739] Re:동기, 동창을 조심합시다 여러분~~~!!!
박지훈.임프 [cbuilder] 1588 읽음    2003-08-29 15:29
아마... 94년이던가...
부산에서 첨 다녔던 학교의 동아리 여자 후배가 여기저기서 돈을 50만원, 100만원씩 빌린 후에 자취를 감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졸업반에 올라가던 녀석이었으니까 동아리와 그녀석 학과에서 친한 사람들이 걔
찾느라 쇼를 했었는데요.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착한 애였기 때문에 친구, 선후배들 사이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 다단계가 정말 활개를 칠 시기였기 때문에 다들 짐작을 했거든요.

실제로, 설에서 다단계에 빠져있던 친구에게 꼬드겨져서리, 졸업은 암 필요없다, 취직해서 성공하면
된다라는 말에 넘어가서 설에 올라간 거였습니다. 삐삐(참 오랜만에 듣는 이름..)로 암만 연락을 해도
안되더니, 친구들에게 빌린 천만원이 조금 안되는 돈을 모두 털어넣은 후에 실적을 올릴 것이 없어지니까
역시 자기가 포섭될 때처럼 다른 친구, 선후배들을 포섭하려고 연락을 하기 시작했던 모양입니다.

제 동아리 선배 한사람에게 연락이 왔다는 말을 듣고, 저와 제 기수 중에서 특공대(?)가 선발되어...
그 선배가 설득당한 것처럼 꾸며가지고 미리 새벽 일곱시인가에 선배가 그녀석을 만날 약속을 해놓고,
그 선배까지 총 다섯명이 밤 막차를 타고 남부터미널까지 올라왔죠.

저를 포함한 체포조(?) 네명은 남부터미널 입구쪽의 기둥 여기저기 은폐 매복을 하고 선배 한 사람이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일곱시가 조금 못되어 후배넘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좀 불안한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선배가 반갑게 인사하는 순간, 전후좌우에 숨어있던 체포조가 급습을 하여 양쪽으로 팔짱을 끼고, 앞뒤로
다시 막아선 후에 이것저것 아무것도 묻지 않고 매표소로 향했습니다.

울고불고, 지금 부산 내려가면 모든게 끝장이라고 애원을 하는가 하면, 붙잡고 있는 저를 포함한 선배 다섯
명에게 눈을 부라리며 욕을 하기까지 했습니다만 어느정도 예상을 했었기 때문에 대꾸는 커녕 얼굴도 한번
쳐다보지 않고 질질 끌고 버스에 탔습니다. 그전까지는 갸냘프게만 봤는데 힘이 무쟈게 좋더군요.
한두 사람만 갔더라면 오히려 두어대 맞고 놓쳤을 겁니다.

버스에서도 다시 두어시간을 욕을 해대고 악을 쓰더니 지쳤는지 겨우 잠이 들더군요.
그 사이에 그녀석의 소지품을 몽땅(몇개 되지도 않았지만) 꺼내서 살펴봤는데, 그중에 조그만 수첩 하나가
있었습니다. 다단계 회사에서 교육받은 내용을 필기한 노트였는데, 그 내용이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하더군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속담이나 동화 등등을 교묘한 논리로 비약시켜서 반드시 다단계
사업은 성공하게 된다는 점을 되풀이하는 교육내용들이었습니다. 그 내용들을 보다보니 제 머리속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더군요. 하물며 외부와의 접촉을 금지시키고 수개월동안 수십번 이상 반복하여
세뇌교육을 시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소름까지 돋더라구요.

그 직후에 전 서울에 다시 올라왔는데... 몇달쯤 있다가 이번엔 제 여동생넘이 설에 일자리 구했다고
올라온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역시 다단계 같더군요. 그래서, 제 동생을 일단 불러서 그쪽 업체 관계자라는
사람을 만나러 같이 갔습니다.

만나서 몇가지 얘기를 나눠보니, 뭐 물증은 없었지만 다단계가 확실했습니다.
일단 벤처도 아닌 사업에서 차장이라고 불리는 여자가 너무 젊고, 사무실에서 만난 것이 아니라 굳이
커피숍을 고집하고, 사무실에 가보자고 해도 대여섯 가지 이유를 대면서 곤란해하는 것 하며, 사업방식을
알려달라고 해도 계속 둘러대는 것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입사원 뽑는 자리에 오빠라는 무식하게 생긴넘이 같이 나와서 험악하게 인상을 쓰고
이것저것 캐묻는데 불쾌해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어떻게든 저와 제 동생을 설득해보려고 진땀을
흘리는 모습까지 말이죠. 당연히 동생은 그냥 부산에 내려보냈습니다.


제가 겪은 간접? 경험이었고요.

다단계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합법화되기도 했고, 또 그 자체가 나쁘겠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다단계 사업에는 그 사업방식으로 인해 원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다단계란 근원적으로 제품 장사가 아니라 사람 장사라는 겁니다. 제품의 질이나 홍보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엮고 인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는 거죠. 물론 다른 어떤 영업도 인맥을
동원하고 사람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긴 하지만, 다단계는 그 방식이 자신이 데려온 사람들이 각각 다른
몇사람을 데려오고 그 모든 사람들의 수익을 나누어 가져간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아래에 있는 사람의 실적이 윗사람에게 직접적인 방법으로
뜯겨진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아래 단계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번 수익을 윗사람들이 뜯어간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아래에 있는 사람은 자기도 윗사람처럼 많은 사람을 포섭해야 자신이 잃은 수익을 보충하고
또 그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으므로 필사적으로 사람을 포섭하려 하게 됩니다. 그러면 누가 아래쪽
단계에 있으려고 하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한된 시간 내에서 갖게 되는 필연적인
"시장의 규모"가 있게 마련인데, 제품의 질과 홍보 효과, 그리고 단계의 수에 따라 포화되는 시기가 다르긴
하겠지만 어쨌든 시장은 포화가 되게 됩니다.

그러면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은 포화된 시장에서, 제품의 질과 인지도만으로 장사를 할 수가 없게 되고
따라서 들인 노동력에 비해 나온 수익은 쥐꼬리가 되게 되죠. 결과적으로 자기 돈을 들여가며 당장 실적을
보충하거나 혹은 어거지로 제품을 팔아나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물론 제품의 질이 아주 뛰어나고 회사의 과감한 투자로 홍보가 제대로 되었다면 당연히 시장은 조금 더
커질 것이고, 또 회사에서 적절히 단계수를 조절해준다면 더욱 그럴 것이지만, 어차피 제한된 시장에서
재미를 못보는 아랫단계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면 오직 윗단계로 올라가는
것 뿐이죠. 제품 판매가 목적이 아니므로 제품의 질에 대해서는 별 신경도 안쓰고 맹목적으로 뛰어난
제품이라고만 강변하면서 오직 사람을 포섭하는 것만이 제1의 목적이 됩니다.

양성적이건 불법적이건, 다단계 업체들이 취급하는 품목들을 보면 이런 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법적인 업체들이 자주 애용(?)하는 자석 침구나 건강보조 식품 등등은 모두 객관적인 품질 측정이 어렵고
남들이 좋다고 하면 좋은가보다 하고 구입하게 되는 것들이죠. 또 암웨이나 뉴스킨 등 유명한 합법 다단계
업체들이 취급하는 것들도 보면 비누라든지 화장품 등 마찬가지로 객관적인 품질보다는 편견이나 입소문에
따라 구입하기 쉬운 품목들입니다.

참고로... ㅋㅋ
제가 제대한 직후에 한 6개월? 정도 유명한 다단계 업체인 뉴스킨의 픽업센터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알바비도 꽤 괜찮았고 제가 사람을 끌어올 일도 없이 열심히 물건만 들어다 나르면 되니까 저야 재미봤지만..
뉴스킨은 단계수를 3단계로 제한하는 등 합법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화장품 전문 다단계 업체입니다.
암웨이만큼은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지사도 꽤 많이 있고 사업규모가 상당하죠.

다른 비슷한 업체들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뉴스킨 픽업센터에서는 일종의 보너스나 성과급 비슷하게
알바생들에게 매월 월급날마다 반품된 제품들 중 품질에는 이상이 없으나 흠이 생겼다든지 해서 다시 팔지
못하는 화장품들을 주곤 했는데요. 또 회사에 뭔가 좋은 일이 있다든지, 누구 생일이라든지...
많을 때는 한번에 수십만원치씩 챙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마 거기 일하는 동안 챙긴 액수만 한 300만원 정도?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한동안 저희 집에서는 어머니와 여동생들, 그리고 저까지 화장품 잔치를 했습니다.
사귀던 여자친구한테도 꽤 많이 싸다줬구요. 그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이에도, 깨지거나 해서 못쓰는 제품들
중에서 심심하면 얼굴같은 데 찍어바르고 했죠. (여섯달동안 거의 매일같이 그 비싸다는 에센스로 세수하다
시피 했슴다... 여자분들 보시면 엄청 부럽겠죠?)

근데.. 뭐 품질이 나쁘다고 할 수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뛰어나다고 볼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시중에 파는 보통 화장품이나 별로 다르지도 않았구요. 제품의 품질만 본다면, 그렇게 가격이 높을
이유가 없는 것들입니다. 당연하겠죠? 제품 정가에 회사 자신과 여러 단계에 걸친 개인사업자들의 마진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화장품이란 대부분의 경우 입소문과 스스로의 인식으로만 품질이 측정이 되니까, 잘 아는 사람이 와서
이거 정말 조와~ 내 피부봐~ 이것만 바르면 이케 돼~ 이렇게 꼬드기기만 해도 좀 어리숙한 사람은 혹하게
마련이죠. 그렇게 합법적으로 사업한다는 뉴스킨도, 그거 사업하다가 재산 말아먹고 사무실 와서 울고불고
혹은 큰소리로 내돈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사람도 여럿 봤습니다. 다단계가 아닌 어떤 일반 영업에서
판매하다가 재산 말아먹는 사람 보셨습니까.

사업방식의 논리 자체만 봐서는 별로 문제가 없는 거 같고 또 합법적일 수도(가끔은) 있지만, 다단계 자체가
그 파급되는 결과를 봐서는 비윤리적인 면이 많습니다. 더욱이 합법적으로 신고를 했다해도 합법적으로만
운영하는 업체가 몇 안되고, 아예 한탕을 노리고 불법적인 업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다단계는 아예
상종을 안하는 것이 분통 안터지고 애간장 안타고 결과적으로 무병장수에 도움되는 길입니다.

다단계로 돈을 벌고 싶다면? 다단계 업체에 개인사업자로 붙어서는 결코 재미 못봅니다.
스스로 다단계 업체를 차리면 됩니다. 그리고 몇달 재미본 후에는 더 욕심내지 말고 연락 딱 끊고 잘
도망다니세요. 누구로부터? 피해본 개인들과 경찰로부터 말이죠. 재수없으면 티비에 얼굴 나옵니다.

시간도 없다는 넘이 넘 썰을 오래 풀었군요. 입이 근질거려서리...
기럼~


kongbw, 광양 님이 쓰신 글 :
: 오늘 학교 수업을 마치고 버스를 탔습니다.
:
: 중간 정류소 좀 되었을까요?
:
: 고등학교 동창이 타는게 아닙니까...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척을 했지요
:
:
: 이내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
: 그러다가 요즘 어떤 일을 하느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
: 공구를 취급하는 무역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데
: 일을 마치면 자그마한 부업을 뛴다고 하더군요.
:
: 무슨 부업이냐고 하니까 뜸을 들입니다.
:
: 엄청 좋은거라나 뭐라나...
:
:
: 제가 그냥 농담삼아서
:
: "야! 또 이상얄궂은 피라미드 같은거 아이가???" 라고 물었지요
:
:
: 그러니 그 동창 정색을 합니다.
:
:
: 원래 좋은(?) 회사들이 있는데 나쁜 무리들 때문에 도매금 욕을 듣는 답니다.
:
: 흐... 이 때부터 긴장이 되더군요.
:
: 그 고교동창... 입에서 속사포 같은 말들이 튀어나옵니다
:
:
:
:
: 피라미드, 다단계란 말을 쓰지 않고
: 네트워크 인터넷 판매 와 중계업(?)이라고 합니다   -_-;
:
: ******************************************************************************************
: 요즘 판매업은 중간 단계가 너무 많아서 소비자들한테 너무 많은 부담을 준다 !
: 내가 하는 일은 그런 중간 단계를 제거하고 판매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한 판매 방식이다 !
: 난 중간에서 그걸 중계해 주고 아주 작은(?) 수수료만을 받는다.
: 우리 회사에서 다루는건 없는게 없다. 자동차, 보험, 각종 생필품 등등...
:
: 난 여기서 비젼을 보았다!!!
: 요번달에 가만히 앉아서 50만원을 벌었는데
: 이제 몇 달만 더 있으면 월 200을 벌거다 그것도 힘안들이고 가만히 앉아서!!!!!
: ******************************************************************************************
:
:
: 버스 안에서 열변을 토합니다.
:
: 가만히 앉아서 200만원을 벌면 누가 요즘 고생고생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다
: 토익이다 하며 머리 싸메고 고생을 합니까?
:
:
: 휴~~~   오늘 따라 도로는 지질이도 막히더군요
:
:
: 네트워크 인터넷 판매 와 중계업????
:
: 걸레에 금테 두른다고 앙드레 김 패션이 됩니까???
:
:
: 뻔하디 뻔한 다단계였습니다.
:
:
: 그 동창...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참 가식웃음이더군요.
:
: 제 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할까봐 그전에 명함하나 달라고 해서 선수를 쳤습니다.
:
:
:
: 예전에 어느 분이 오랜만에 만나는 동기, 동창 보기가 참 무섭다고 하셨던 말이 생각납니다.
:
:
: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
: 잠깐 어디 같이 가자는 말에 별 생각 없이 따라갔다가 봉변 당하는 수가 있습니다.
:
:
:
: 휴~~~~~
:
:
: 울적하고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
:
:
:
:
:
:
kongbw, 광양 [kongbw]   2003-08-29 23:16 X
지훈님 이런거 물어봐도 될까 모르겠는데... 그 후배 되시는 분은 어떻게 되었나요?
박지훈.임프 [cbuilder]   2003-08-30 12:03 X
흐흐... 그 사건 이후로 몇달만에 동기(역시 제 동아리 후배) 넘이랑 결혼하더라구요..
졸업도 하기 전에... 도둑넘...
역쉬 여자(혹은 남자) 꼬드길 때는 힘들어할 때 옆에 있어주는 게 최고~
취직해서 잘 다닌다는 얘기도 들었고.. 애기 낳았다는 소식도 들었고...
kongbw, 광양 [kongbw]   2003-08-30 14:57 X
해피엔딩이군요   ^^;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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