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업으로 살아오면서 두번 사업을 접은 경험이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사업을 접는다는 것은 이렇게 저렇게 최대한 버텨보다가 더이상 버틸 방법이 없어서 최후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사업을 접으면서 그간 관계를 맺었던 고객이나 협력사에게 배려할 수 있는일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터보파워사의 이번 공지는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이미 구입한 고객들에 대한 업그레이드 지원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이나, 60일 환불 규정을 적용해 기간내에 구입한 고객들에게 환불해 주겠다는 약속은 정말 한국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로 보입니다.

왜 터보파워사가 사업을 접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지만, 불법 복제(사실 제 경우만 하더라도 아주 많은 종류의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보았지만 그중 정당한 댓가를 치루고 사용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를 제외하더라도 볼랜드 개발툴(델파이/빌더)에서의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사업이 그리 전망이 밝아보이지 않는 것 역시 사실로 보입니다.

향후 델파이/빌더가 윈도 플랫폼의 개발툴 시장에서 어떠한 위치를 찾을런지는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볼랜드도 우리 볼랜드 개발툴을 사용하는 개발자들도 이 점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걱정도 많을 것이고...

아무튼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픈소스로 기존의 제품을 공개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터보파워사의 자세에 전 박수를 보냅니다. 그간 보아왔던 터보파워사 제품의 기술력이나 고객을 배려하는 이런 자세로 보아 어떤 사업을 하든지 어려움을 딛고 성공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격려의 메일이라도 보내야 겠습니다.

거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