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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9] 닷넷에 대한 임프의 잡생각...
박지훈.임프 [cbuilder] 4303 읽음    2002-03-10 05:54
지금부터 쓰는 내용은 상당히 논쟁의 여지가 많은 글입니다.
저는 여러 루트로 인터넷 관련 뉴스나 컬럼을 자주 봅니다만, 지금부터 쓸 내용과 비슷한 글은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닌, 전히 제 개인적인 추측에서 나온 생각이라는
점을 확실히 밝혀둡니다.

이렇게 밝힌만큼, 다른 곳에 옮겨쓰신다든지 하는 호의는 절대로 사양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쓰는 것은, 그냥 입이 근질거려서입니다.


기업분할 판결

MS에서 닷넷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2000년 6월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 전후의 시기는 MS에 있어 대단히 의미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을 때였습니다.

외견상 보기에 가장 큰 사건은 2000년 6월 7일의 미법무부 잭슨 판사의 MS 분할 판결이었습니다.
판결 직후 MS의 주가는 폭락했고, 덕분에 당해엔 게이츠가 몇년동안 가지고 있었던 세계 최고의
갑부 타이틀도 내놓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판결 이전까지 MS는 멈추지 않는 성장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만, 이 사건은 MS에게
있어 처음으로 만만찮은 위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 IT 관련 뿐만 아니라 주요 매체들에서 특종으로
다루어가며 MS 분할 이후의 IT 산업 판도를 점치곤 했지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자바 독주

하지만 MS의 입장에서 볼 때, 더 중요한 것은 자바 플랫폼의 본격적인 득세입니다.
자바가 개발에 있어 또하나의 대안으로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96년 정도였고, 이후로 자바 진영은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서 99년 하반기부터 2000년 상반기 무렵에는 이미 개발자 숫자면에서나
시장의 총 규모 면에서나 MS의 턱밑까지 차오를 정도로 강력한 위협이 되었었죠.

이러한 고성장의 이면에는 어느정도는 기존의 MS의 텃밭을 갉아먹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시장이 MS가 장기적인 전략으로 노리고 있었던 시장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MS는 90년대 초반부터 서버 분야의 시장을 노려왔으며, NT 5.0, 즉 윈2000에 이르러 비로소 본격적
으로 서버분야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 즈음에 자바가
본격적으로 부상하여 J2EE를 무기로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거의 휩쓸어가버리다시피해버렸죠.

자바가 MS의 서버 혹은 엔터프라이즈 전략에 대해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유는, 일단 자바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OS 플랫폼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는데 있습니다. (실제로 오라클이 MS의
독주를 막기 위해 OS없이 동작하는, 혹은 OS를 내장한 DBMS를 시도한 적도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또한가지의 문제는, 자바가 윈도우 서버 제품군과 리눅스의 차이점을 없애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있어서
한 귀퉁이를 리눅스에게 내어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지요.

기존 고수익 사업들의 침체 조짐

또한가지 제 기억에 의하면, MS가 오피스의 매출에 대해 강한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
즈음이었습니다. 98년 정도까지 MS의 고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한 것은 OS 플랫폼보다는 오피스
였습니다. 그랬던 것이, 오피스 2000을 내놓던 99년 정도에는 계속되는 사용자들의 버전업
무용론에 밀려 오피스 부문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오피스의 '기능'은 97 정도에 이미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MS에 있어서 업그레이드율은 다른 기업에서보다 절대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독점의 결과입니다.
OS나 오피스나 거의 100%에 가까운 독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더 PC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있어서는 제품 판매의 대부분이 업그레이드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OS 부문에서의 매출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오피스와 마찬가지로, 윈도우95 이후로
출시한 윈도우의 매 버전마다 업그레이드율이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매출 수량면에서는 지금쯤 2000이
앞질렀을 수도 있습니다만 당시 시장 규모를 감안한다면 윈도우 시리즈의 최대 히트작은 역시 윈95
였을 겁니다. 게다가 투자되는 개발비는 언제나 늘어나기만 하기 때문에, 수익률 면에서는 윈95에
비해 이후의 버전들은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기간 고성장 이후의 저성장으로 주식 폭락 우려

저는 주식 투자는 언제나 생각만 하고 있고, 실제 투자는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만,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주식 투자에는 역시 도박성이 낄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의 안정성과 주식 자체의 수익률
(배당금)도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고성장성이 보장되는 주식에는 그 성장성만큼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당연하겠죠?

그리고 이러한 성장성에 바탕한 고평가 주식의 대표적인 사례가 MS일 겁니다. 90년대를 통틀어
MS만큼 지속적이고도 폭발적으로 성장한 회사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고, 한 청년 프로그래머를
세계 최대의 갑부로 만들어준 것도 이런 '지속적'이며 '폭발적'인 성장이 원인이었죠.

제 추측에, MS에 있어 당시의 또하나의 문제는, 상당기간동안 성장이 멈추는 것만으로도 MS의 주식이
폭락할 것이 뻔하다는 것이었을 겁니다. 항상 저성장만을 해온 기업이라면 성장률이 조금쯤 떨어지
더라도 큰 영향이 없겠지만, 10년이란 긴 세월동안 폭발적인 성장만을 해온 기업의 경우라면 성장이
멈출 경우 그 타격은 너무나 엄청날 것입니다. 고성장 이후의 침체가 가져올 수 있는 영향으로는
주식의 폭락 외에도 당장 유동 현금이 줄어들 것이고, 2차적으로 MS 기업 자체가 흔들리게 될 겁니다.

만약 이런 저성장 쇼크의 여파로, 작년에 개발비로 1억달러가 투자된 부서에 올해는 3천만달러만
들어온다면? 사실 처음부터 다른 기업이었다면 3천만달러로 충분한 부서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MS는 항상 돈을 부족함 없이 써왔기 때문에, 이런 투자비의 축소는 곧바로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더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연결되게 될 겁니다.
이처럼, MS는 초장기간 동안 고성장만 거듭하면서 저성장 혹은 침체를 전혀 겪어보지 않은 기업이기
때문에, 한번의 충격이 회사의 몰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아주 높을 겁니다.

쉽게 생각하면 덩치가 크고 수익성이 높으며, 또 고성장을 지속해왔다면 웬만한 위기는 그냥 넘길
수 있을 거 같지만, 거꾸로 그런 상황이 위험에 대해 더욱 민감해질 수 있으며, 한번의 충격으로
회사가 추스릴 새도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중간 정리

잠깐 위에서 얘기한 것들을 제 관점에서 MS에게 더 심각했을 항목부터 정리해보지요.

1. 당시, MS는 이전까지 수익의 대부분을 내고 있던 부문들에서 고성장의 막바지에 접어고 있었다.
2. 당시, MS는 오랫동안 공들여가며 시장을 일구고 있었던 엔터프라이즈(서버) 부문의 시장을 막
   먹으려는 참에 자바 진영에게 가로채였다.
3. 독점 재판의 결과로 당장 주가가 상당히 내려앉아버렸다.

위와 같이 정리해보면, 2000년 초반의 MS는 큼직큼직한 문제거리들의 한가운데에 앉아있었던 셈입니다.
물론 99년 하반기에 이미 MS에서 RAD 기반의 C++ 변형 언어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으니
(C#을 지칭했던 듯) 닷넷 전략이 2000년 초반에 갑작스레 마련한 전략은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분할 판결 등으로 큰 타격을 입게되자 전략이 설익은 상태에서 공개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미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독점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PC 산업의 침체로 인해 기존 시장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혹은 이미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2000년 6월의 MS는 대대적으로
기업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에서는, 새로운 길이 위험성이 상당히 큰 모험적인 길이라고
하더라도 그길로 가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리고 MS가 선택한 새로운 길은 닷넷과
게임산업(X박스)으로 결정된 사실은 다들 아시겠구요.

닷넷 전략 발표 이후 - 말

2000년 6월 닷넷 전략을 발표한 이후, 줄줄이 사탕식으로 닷넷에 대한 소식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뉴스들이야 당연히 MS에서 개발자와 주주들을 붙잡기 위해 말 그대로 '사탕'으로서 던져주는
것이겠구요.

개발 관련으로는 닷넷의 1차 타겟이 자바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이기에, 자바와 비교되는 소식들이
많았습니다. 2000년 연말부터 2001년 초까지는 자바와 직접 비교하는 소식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주로 닷넷의 크로스플랫폼 가능성에 대한 소식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이 즈음에는 자바가
C#의 타겟이 아니라는 억지스런 이야기들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이 시기에 내놓았던 MS의 크로스플랫폼 관련 닷넷 소식들은 대부분 좀 모호한 면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코렐에서 닷넷의 리눅스와 BSD 버전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대서특필했는데, 기사를 자세히
검색해보니 코렐과 MS의 계약은 "코렐이 리눅스에 닷넷을 포팅할 수 있을지를 3년 내에 MS에 알려준다"
는 것이었습니다. 또 비슷한 다른 소식도 있었는데, 역시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거나 완료기일이
언제일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루머성이었습니다.

최소한 MS에서 타 OS를 위한 닷넷을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닌 것은 확실하며, 그마저도 실제로 구현이
될지 알수가 없습니다. 닷넷의 리눅스 버전으로서 모노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중인 것은 확실하지만,
이것은 MS와는 아무런 관련 없이 제출된 표준안에 따라서 오픈소스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MS에서는 각종 라이선스(제안된 공개표준안이라면서 웬 라이선스?)에 저촉된다고 하면서 모노를
방해하고 있으며, 최근의 기사를 보면 이 프로젝트에서는 MS가 제안한 표준과는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 더 덧붙이면.. 닷넷의 리눅스 버전이 MS 협력회사에서 만들어지든 MS와는 무관한 오픈소스
그룹에서 만들어지든 무관하게, MS는 리눅스 닷넷의 상업적인 사용을 강력하게 제제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MS의 라이선스에 의하면 MS의 허락없이 윈도우용이 아닌 닷넷 버전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리눅스용 닷넷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제 기업의 서비스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리눅스 닷넷은 원래의 목적과는 정반대로 리눅스를
윈도우 닷넷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전락시키는 역효과만 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MS 입장에서야 윈도우를 제외한 다른 OS를 위한 닷넷 버전을 원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닷넷 자체가 플랫폼이라고는 해도, OS 플랫폼만큼 컨트롤하기 쉬울 수는 없을 것이고, 윈도우가
기존에 이미 완전히 장악한 시장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게 보면, MS의 타 OS용 닷넷
정책은 단순히 초기에 자바에 비해 밀리지 않기 위한 제스추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1년 하반기 정도부터는 거꾸로 크로스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들은 쏙 들어가고,
자바와의 기능 및 성능 비교 관련 소식들이 홍수를 이루었습니다. 이 즈음의 MS는 C#이 자바 킬러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말을 완전히 뒤집고 성능을 비교한 자체 테스트 결과들을 마구 내놓았지요.


닷넷 전략 발표 이후 - 제품들

당초 2001년 초(최초 발표 후 반년)에 공개될 예정이었던 윈도우 닷넷 서버 제품은 현재 올해말
혹은 2003년 초(초초 발표 후 2년 반)으로 연기된 상태입니다. 출시 연기에 대해, MS에서는
공식적인 이유로 보안성 강화를 들었습니다만, 최초의 닷넷 전략 발표 당시의 MS의 다급한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처음부터 2001년초 발표는 불가능한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시기를 한참 앞당겨
발표해놓고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중순에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이 발표되었고, 이번달 중순에 다시 한글판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다른 글에서도 여러번 언급했었다시피, MS의 시장 전략에서 개발툴은 그 자체가 상품이라기보다는
플랫폼을 위한 마케팅 도구에 훨씬 가깝습니다. 이번에도, 닷넷 서버의 출시를 1년이나 남겨놓은
상황에서 개발툴을 먼저 서둘러 출시한 것은 닷넷 전략의 미래를 막강한 개발자 숫자로 미리
다져놓겠다는 의미임은 당연해보입니다.

여기서,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은 현재 버전의 윈도우에서도 동작하므로 현재 사용가능한 솔루션이라는
반론이 가능하겠습니다만, 닷넷이라는 이름처럼, 현재 버전의 윈도우에서 가능한 새 기능들은 단지
개발자들을 유혹하여 비주얼스투디오 닷넷에 붙잡아놓기 위한 일시 방편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것은 자바 진영에서 아직 JDK 1.4(진정한 웹서비스를 지원하는 버전)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플러그인 형태로 웹서비스 킷을 내놓고 개발자들을 붙잡아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웹서비스의 기술적 한계

이 글 자체가 제 개인적인 의견이 주로 이루고 있지만, 이 부분은 더욱 제 개인적인 관점이 많이
관여된 부분입니다. 웹서비스의 문제점을 들고 있지만, 모든 분야에 대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고
몇가지 응용 분야에 대해서는 유용한 것은 확실합니다.

일단, 웹서비스 아키텍처 자체의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웹서비스의 문제점은, 그 기반 프로토콜인 SOAP이 HTTP와 XML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웹서비스는 광범위한 상호운영성을 위해 호출의 본문 부분으로 XML을 사용합니다. 이때문에 웹서비스
호출은 아주 간단하게 함수이름 하나 넘겨주고 값 하나를 전달받기 위해서도 직접적으로는 필요가
없는 데이터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능과 직접적으로 무관한 데이터의 전송은 기존의
RPC 방법들에 비해 네트웍 부하를 심각하게 늘리게 됩니다. 피시 성능의 문제라면 지속적으로 계속
개선되고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별 문제가 안될 것이지만, 네트웍 트래픽의 문제는
피시 성능과는 달리 성능을 어느정도 이상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고, 그 비용도 훨씬 더 많이
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송 프로토콜로 HTTP를 쓴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HTTP는 논리적인 무연결을
지향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동작을 위해 HTTP를 쓸 경우 HTTP의 장점이 사라질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무연결 지향 특성 때문에, 서버에서 능동적으로
클라이언트측에 정보를 전달할 수도 없습니다.

MS는 이런 웹서비스 기반 아키텍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TTP를 벗어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미 MS가 처음 제안했던 웹서비스의 장점들은 상당수 퇴색될 뿐
아니라, MS의 독자적인 기술 드라이브로 인해 상호운영성이라는 웹서비스의 기본 이념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약간의 비약적인 음모론을 들자면, MS는 처음부터 HTTP가 아닌 독자적인 전송 프로토콜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MS는 웹서비스에서의 HTTP의 문제점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으며,
그런만큼 HTTP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연극일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가정이 사실이어서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MS가 독자적으로 다른 프로토콜을 들고
나온다면, MS가 드라이브하는 웹서비스 아키텍처를 열심히 쫓아온 썬 등 반 MS 진영은 그야말로
바보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MS는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이 가정하에서는 상호운영성이라든지 공개표준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시장을 드라이브하기
위한 쇼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MS가 다른 플랫폼을 위해 상호운영성을 정말 고려하고 있는지부터가 제게는 의문입니다.)

어쨌든... MS에서 내세우는 목표를 위해선 웹서비스 아키텍처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MS에서는 기업시장, 가정, 모바일 등등 모든 시장을 아우르는 기술로서 닷넷의 웹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는데, 위와 같은 한계를 가진 상태로는 MS가 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불투명한 수익모델

닷넷에 대해서는 많은 것들이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MS가 닷넷으로 인해 어떻게 수익을 얻을 것인지, 수익모델부터가 현재로서는 불명확합니다.
시장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뀔테니 돈은 어떻게든 나올 것이다..라고 생각해버리면 간단하지만,
사운을 걸고 추진하는 만큼 최초 기안단계에서 반드시 적절한 수익모델이 서있었을 것입니다.

그중에는 넷닥스와 헤일스톰이 가장 큰 수익모델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가지는 2001년
중반 이후로 그다지 뉴스에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MS에서 정보를 흘려보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수익모델에서 뭔가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그리고 헤일스톰과 넷닥스, 즉 패키지가 아닌 '서비스'가 패키지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고
MS의 고성장을 계속 이끌어갈 수 있을지는 더욱 의문입니다. 똑같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이런
전략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에는 과거의 넷PC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몇년전 MS의 넷PC와 썬의 NC는 엄청나게 부었던 예산만 날리고 완전히 백지화된 바 있습니다.

개발자들보다는 유행을 훨씬 덜타는 소비자들이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버리고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라는
닷넷으로 갈아타는 것을 반길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게이츠가 말했다시피, 닷넷으로의 이동은
도스에서 윈도우로 이동한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이번의 닷넷처럼 게이츠의
머리에서 나온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MS가 추진했던 넷PC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가 실패한
때가 적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닷넷의 위험성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IT 업계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MS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MS가 아니라 소비자들이며, MS의 영향력도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 때
유효한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마디 덧붙인다면... 저는 닷넷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비관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닷넷의 인위적인 혁신의 성격은 차치하고서라도, MS가 증명되지 않은 새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만큼, 수익모델이 당초의 계획대로 이루어질지는 절대로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자바진영과의 경쟁에서의 위험성

위와 같은 웹서비스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MS는 자바 진영에 비해 대단히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분야는 제외하고서라도, 일단 자바 진영과 1차적으로 부딛힐 수밖에 없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기술적으로 불리하게 됩니다. J2EE는 웹서비스 외에도 코바나 RMI등 다른 고성능이며
유연한 RPC 방법을 지원하는 반면, 닷넷은 웹서비스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물론 위의 음모론이 사실이 아니라고 할 때)

현재로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적인 스펙에서는 웹서비스보다는 RMI나 코바가 훨씬
더 우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만약 시장에서 웹서비스가 기술적으로 문제가 많은 것으로 판명이
된다면, 닷넷 전략은 그 시점에서 실패하게 되는 것입니다.

웹서비스의 기술 기반과는 무관한 또한가지 닷넷의 위험성은, MS가 언제나 그랬다시피 기술적인
폐쇄성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MS는 자바 진영과 직접적으로 부딛힐 일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닷넷이 시장에서 점점 더 실체로 대두될 수록 기술적인 폐쇄성이 자바 진영의 오픈 정책과
직접적으로 비교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들이나 소비자들이 MS에 실망을 느끼고 떠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MS, 돌아갈 곳이 없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MS는 현재 막다른 골목에 와있습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오피스와
윈도우의 판매에서 예전과 같은 성장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만큼 위험성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되게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에 와있는 것입니다.

MS가 닷넷과 X박스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될 정도의 돈을 부어가면서 이해가 안될 정도의 마케팅을
해나가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만약 OS와 오피스 시장에서 현재와 같이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지 못한 상태라면 MS가 위험한 닷넷과 X박스 전략에 그정도의 돈을 부을 이유는 없습니다.
독점의 열매는 모두 빼먹었고, 이제 독점의 함정에 빠진 셈입니다.

생각의 끝까지 왔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지나치게 닷넷에 현혹될 필요는 없을 거란 것입니다.
제 시각에서는, 적어도 현재 시점에선 닷넷은 단지 생존하려는 MS의 발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이고, 닷넷을 받아들이고 말고를 결정하는 것도 소비자입니다.
닷넷이 실패하면 MS가 쓰러질 거 같으니까 소비자가 닷넷을 써줄리도 없습니다. (닷넷815...?)
소비자가 급변하지 못하는 이상은 MS가 말하는 것처럼 닷넷이 급속도로 전파될 일도 없을 겁니다.
소비자가 호응하지 않는다면 결국 MS 혼자서 굿한 겁니다.
MS는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테니 더욱 바람을 일으키는 거겠지요.

그리고 닷넷 언어인 C#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보다 변화에 빠른 개발자가 시장 변화에
대한 결과도 보지 않고 급하게 C#때문에 난리칠 필요도 없을 겁니다.
개발자가 MS의 오버액션에 덩달아 춤을 추면 행복한 것은 MS이고, 희생되는 것은 개발자입니다.
소비자 시장을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처럼 개발자 시장은 개발자 스스로가 결정하게 됩니다.
그에 더해, 소비자와는 달리 개발자는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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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싫으니까 자꾸 엉뚱한 짓을 하는군요.
무리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면서 그냥 제 생각을 포럼의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쓴 글이니,
논쟁은 없었으면 하고, 또 다른 곳에 옮겨쓰는 것도 삼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꼬봉 [zedian]   2002-03-11 17:02 X
임프님 잘봤습니다. 근데 님은 어떤 개발툴이 비젼이 있다고 보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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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1     Re: 현시점에서 Trend를 판단하긴 힘들다고 봅니다.. 타락천사 3094 200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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